탁지부 건축소(度支部 建築所)는 국가재정 전반을 담당하는 탁지부(度支部)에 속한 관영공사 전담조직으로, 식민통치를 위한 각종 관영 건축토목공사를 전담하였다. 탁지부 건축소 설치 이전의 관영공사는 조선시대에는 공조(工曹), 대한제국기에는 공무아문(工務衙門)이 담당하였으나, 점차 일본인들이 장악한 전문 행정기구로 이관되었으며 1906년 9월 28일 칙령 제55호에 따라 공식적으로 탁지부 건축소에서 담당하게 되었다. 이후 1909년에 덕수궁 궐외각사(闕外各司) 지역의 동쪽에 2층의 양식목조 건물로 탁지부 건축소 청사가 별도로 신축되었으며, 1910년 일제강점으로 탁지부 건축소의 업무는 조선총독부 총무부 회계국 영선과로 이관되었다.
탁지부 건축소 출장소는 탁지부 임시세관공사부가 1908년 탁지부 건축소에 흡수됨에 따라 각 지역의 영선 업무 및 항만시설 신축과 관리·감독을 위하여 설치되었다. 출장소는 경기도 인천, 경상남도 부산, 함경남도 원산, 평안남도 진남포, 함경북도 청진, 전라북도 군산, 전라남도 목포 등 모두 7개 지역에 설치되었다.
현재 국가기록원에는 경성부 건축소 및 출장소와 관련된 도면 21매가 소장되어 있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명칭 | 연도 | 도면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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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부 건축소 | 1906-1910 | 18 |
탁지부 건축소 진남포출장소 | 1908-1910 | 2 |
탁지부 건축소 부산출장소 | 1908-1910 | 1 |
초기에 탁지부 건축소는 현재의 덕수궁 남쪽 서울특별시청 서소문별관 자리, 즉 기존 탁지부 청사의 동쪽에 위치하는 것으로 계획되었다. 하지만, 이 자리에 1909년 탁지부 증축청사가 계획되면서 건축소 청사는 지금의 서울시립미술관 부지로 옮겨지게 되었다. 1910년에는 건축소 청사 북쪽으로 토지조사국 청사가 신축되어, 이 일대는 탁지부 소속 기관들의 청사가 밀집되어 있는 관청가가 되었다.
[도판1]은 초기 계획 당시의 탁지부 건축소 청사의 배치도이다. 청사 부지의 출입구는 현재의 덕수궁길에 면하여 북쪽에 위치하였으며, 기존 건물들 사이의 부지 면적을 최대한 활용하여 청사 건물을 배치하고자 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도판2]에 기재된 ‘청사진실부속하수지배치약도(靑寫眞室附屬下水之配置略圖)’를 통해, 청사 이외에도 청사진실, 건조실, 창고(物置) 등 부속 건물들이 계획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언급한 것처럼, 이 위치에의 건립은 실현되지는 못하였다.
한편, 건축 부지를 옮긴 이후의 상황에 대한 배치도는 확인되지 않지만, ‘탁지부 구내 도로 개수 및 건축소 부지 지균공사 평면도(度支部構內道路改修及建築所敷地地均工事平面圖’와 규장각에 소장된 『주본(奏本)』의 도면에서 건립 부지가 변경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탁지부 건축소 청사는 건축면적 279평의 2층 규모의 건물로 계획되었으며, 가운데에 큰 중정을 둔 ㅁ자의 형태의 평면으로 설계되었다.( [도판1], [도판3] 참조) 1층에는 외부인의 출입을 고려하여 정면 중앙의 현관 안쪽 홀 양측으로 응접실과 입찰실(入札室)이 계획되었으며, 연이어 기사실(技師室), 토목과실, 경리과실, 경리과장실 및 물품저장창고(貯藏場) 등이 배치되었다. 2층에는 부장실, 표본실, 기사실, 건축과실, 영선과실 및 식당겸 회의실 등이 계획되었으며, 1층과 2층은 현관 안쪽 홀의 대계단과 건물 후면에 위치한 계단실을 통해 연결되었다.
한편, [도판3]의 평면도를 보면, 1층의 토목과, 2층의 건축과에는 편복도가 없이 전체가 하나의 실로 계획되어 있으나, 들보 구조에 대한 설계도(床伏圖)인 [도판4]를 보면, 안마당쪽 전체에 대하여 편복도를 덧붙이는 계획을 확인할 수 있다.
탁지부 건축소 청사의 입면은 [도판5]에서 일부 살펴볼 수 있다. 정면 중앙부는 지붕박공과 포치박공을 사용하여 중앙부를 강조하는 의장적 효과를 보이는 동시에, 현관 앞에 비와 햇살을 피할 수 있는 기능적 효과를 꾀하고 있다. 벽체는 영국식 비늘판벽으로 마감되었으며, 벽체에 특별한 의장요소가 부가되지는 않았다.
[도판6]은 청사 이외의 부속건물 중 청사진실 및 시멘트 시험실의 신축 계획을 보여주는 도면이다. 건물의 위치에 대한 배치도는 없지만, 앞서 언급한 『주본(奏本)』의 도면에서 건축소 청사 바로 북쪽에 위치하였음이 확인된다. 이 건물은 ㄷ자형 평면의 2층 양식목조로 계획되었으며, 1층의 중앙에는 암실과 세척실(洗室)이, 오른쪽에는 약품도포실과 원판건조실이 위치하였으며, 중앙의 계단을 통해 2층의 넓은 발코니로 연결되었다. 또한 1층의 좌측으로는 별도의 출입구를 갖춘 시멘트 시험실이 위치하였고, 건물 전면으로 별도의 청사진건조실이 계획되었다. 다량의 설계도면을 복사하여 시공현장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청사진실과 같은 부속시설은 필수적인 시설이었으며, 건물은 장식이 배제된 기능적 공간으로 계획되었다.
한편, [도판7]의 진남포 출장소 사무소 설계도를 통해 각 지역에 설치된 탁지부 건축소 출장소의 모습을 가늠해볼 수 있다. 사무소는 단층 양식목조 건물로, 내부는 복도를 통해 분할되어 우측으로는 사무실이, 좌측으로는 탕비실, 소사실(小使室), 창고(物置)가 위치하였으며, 건물 후면으로 별도의 변소가 계획되는 등, 업무에 필요한 실용적인 공간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참고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