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남도청은 1910년 조선총독부의 지방행정조직 개편에 따라 설치된 지방행정기구이다. 본래 평양이사청 건물을 전용하여 운영되다가 1918년~1919년에 부분 증축 공사가 진행되었고, 1937년에는 새로운 도청사를 신축 계획하여 1939년 8월에 준공하였다. 일반적으로 일제강점 직후 각 지역의 이사청은 부청으로 전용되었는데, 1910년에 지정된 12부와 1914년 지정된 1부 중에서 9개부의 청사가 이에 해당한다. 이와는 달리 평양 이사청이 평안남도청으로 전용됨에 따라, 평양부청의 경우 평양재무감독국 청사 건물을 전용하여 운영되었다.
현재 국가기록원에는 평안남도청과 관련된 도면 71매가 소장되어 있는데, 도청 건물로 전용되던 평양이사청 청사의 증축계획 도면 11매와 1937년 신축 계획된 도청사 도면 60매가 확인되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명칭 | 연도 | 도면수 |
---|---|---|
평안남도청 | 1910-1937 (기존) | 11 |
1937-1945 (신축) | 60 |
당초에 평양이사청 건물을 전용하였던 평안남도청의 청사 도면을 보면, 적어도 2차례에 걸쳐 증축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첫 단계로는 청사의 사무실 부분이 증축되었는데, 2층의 목조건물을 별동으로 증축하고 연결복도를 통해 전면의 기존 건물로 이동하도록 하였다. 1층에는 토목실, 2층에는 사무실이 계획되었으며, 1층 배면에는 변소와 계단, 청사로의 연결복도를 두었다.( [도판1] 참조) 다만, 현재 국가기록원에 남아있는 증축 도면으로는, 증축에 해당하는 건물만 기재되어 있고, 전체 배치를 알 수 있는 배치도는 남아있지 않아 청사의 어느 부분과 연결되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도판2]에는 두 번째 증축 건물이 기재되어 있다. 건물에는 독립된 현관이 계획되어 있지 않아, 기존 청사와 연결되어 사용되는 별동임을 알 수 있으며, 입면도에서 후면으로도 소형 건물이 회랑으로 연결되고 있다. 건물은 장방형의 2층 목조 건물로 지붕은 왕대공 지붕틀(king post roof truss)로 계획되었다.( [도판3] 참조)
연속적인 증축으로 청사의 규모와 기능을 확대시켜 나가던 평안남도청은 1937년에 신청사 신축계획안을 작성하였다. 배치도를 살펴보면 전면 一자형에 오른쪽 일부가 후면으로 돌출되는 L자형 평면형으로 계획되었음을 알 수 있다. L자형을 펼쳤다고 가정할 경우, 건물 전체의 크기는 측면은 약 17.7m(58.5척)이고, 길이는 약 104.5m(345척)에 해당한다. L자형의 건물형태는 타지방의 도·부청사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형상으로, 후면에는 추가 증축 계획이 점선으로 표시되어 있다. ( [도판4] 참조)
청사의 구조는 철근 콘크리트조로 계획되었고,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설계되었다. 1층의 평면계획을 살펴보면, 중앙 로비와 좌우 단부에는 2층으로 연결되는 계단을 배치하였다. 지하층은 건물 배면의 후정에서만 진입이 가능하도록 계단이 계획되어 있는데, 중앙 계단의 뒤로 건물의 후정으로 연결되는 문을 구성하였다.( [도판5] 참조) 건물의 전층은 중복도형의 평면으로 계획되었는데, 당시에 신축된 도·부청사 중에서 전체 평면에 중복도형식이 적용된 사례는 평안남도청사가 유일하다. 중복도의 폭은 약 3.18m(10.5척)로 계획되었다.
2층의 평면구성을 보면, 중앙계단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지방과, 지방세과, 이재과, 내무부장실, 지사응접실이 있고, 오른쪽에는 예비실, 삼흥관실, 산림과, 산림과장실, 지사실, 관방실, 특별예비실, 대기실(拘室)을 두었다.( [도판6] 참조) 3층에는 중앙계단 왼쪽으로 고등과, 고등과장실, 학무과, 학무과장실, 도서실을 두었고, 오른쪽으로는 의원대기실(議員拘室), 보안과, 보안과장실, 경무과, 경무과장실, 위생과, 위생과장실, 경관부장실을 두었다. 한편, 중앙계단을 올라와 보이는 전면에 약 18.2mX7.2m(60척X24척) 규모의 소회의실을 두었는데, 회의실 중앙의 복도쪽에는 감실 형태로 계획된 봉안소(奉安所)가 계획되었다.( [도판7] 참조)
전체적인 입면계획은 1930년대 건립된 도청사의 양식을 잘 보여준다. 20년대에 지어진 도청사에 일반적으로 목조 트러스를 사용한 경사지붕이 계획되었던 것과는 달리, 장식을 배제한 평지붕으로 계획되어 입면에서의 수평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중앙부의 층고를 달리하고 전면으로 돌출시켜 강조함으로써 관청건물로서의 권위적 입면을 구성하였다. 특히, 중앙부의 창호는 좌우와 달리 다양한 형태의 창호가 설치되어 반복적인 지루함을 줄여주고 있다.( [도판8] 참조) 또, 건물의 전면은 석재와 벽돌로 입면을 치장한 반면, 후면은 의장요소를 소략하여 단순하게 계획하였다. 또한, 1층 현관 전면의 포치(porch)를 크게 돌출시켜 쿠루마요세(車奇)로서의 기능 뿐만 아니라, 정면 중앙을 강조하는 입면적 의장요소로서 활용하고 있음도 확인된다. ( [도판9] 참조) [도판10]의 단면도에서는 대현관과 중앙계단에 대한 상세 계획을 파악할 수 있다. 돌출된 형태로 중심축을 구성하고 입면에는 이형타일을 사용하여 장식쌓기 등으로 의장요소를 추가한 점이 주목된다. 중앙계단의 발판은 인조석 물갈기로 마감하였고, 계단 난간의 벽은 모자이크 타일로, 난간 손잡이는 흑색 테라조 타일로 마감하는 등 다양하고 화려한 인테리어 계획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