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별 해제 > 의료 · 세관 > 의료 > 춘천자혜의원

의료

춘천자혜의원

춘천자혜의원은 1910년 9월 21일 신설된 관립 자혜의원이다. 이후 1925년 4월 1일「조선도립의원관제(朝鮮道立醫院官制)」및「도립의원규정(道立醫院規程)」이 시행되면서 도립인 강원도립 춘천의원으로 개편되었다. 해방 이후, 춘천의료원으로 개칭되었다가, 1997년 강원대학교 의과대학이 신설되면서 2000년 5월 강원대학교 병원으로 개편되었다. 현재 국가기록원에는 춘천자혜의원에 관련된 43매의 도면이 소장되어 있다. 이 중 6매는 개원 당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1910년대의 것이고, 나머지 37매는 1922년에서 1923년에 이전 신축 공사가 진행되면서 작성된 도면들이다.

명칭 연도 도면수
춘천자혜의원 1910.09 ~ 1925.03 43매

[도판1]은 1910년대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춘천자혜의원의 초기 모습이다. 정문과 창고를 신축하기 위해 작성된 도면이나, 당시 병원의 배치 현황을 보여준다. 주변에 ‘민가(民家)’들이 기재되어 구시가에 자리했던 것으로 보이며, 대지는 부정형이었다. 본관 1동과 병실 1동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두 건물은 전체 부지의 남동쪽에 있었다. 반대쪽 부지는 공터로 남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도판2]는 당시 본관의 설계도이다. 본관은 누름대비늘판벽의 목조 단층 一자형 건물이었다. 중앙 현관부는 전면으로 돌출되어 상부에 별도의 경사지붕이 형성되어 있었으나, 장식은 거의 없는 기능적인 건물이었다. 내부는 중복도형으로 계획되었으며, 변소, 탕비소 등은 본채 왼쪽에 별도의 부속건물로 계획되어 있었다. 도면에는 중앙부의 단면도가 크게 기재되어 있는데, 지붕부의 계획이 서양식 트러스가 아닌 하네기(詰木)를 사용한 일본식 지붕 구조로 되어 있는 점은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도판3]은 후면 병동의 설계도이다. 병동 역시 목조 단층 一자형 건물로 계획되었다. 총 6실의 온돌(溫突) 병실이 계획되었으며, 좌우 양쪽에 화장실이 계획되어 있었다.

이후, 1922년에 춘천자혜의원의 부지 이전과 건물 신축공사가 진행되었다. 초기 계획 당시의 모습은 1922년 4월에 작성된 [도판4]에서 볼 수 있다. 북서향으로 정문과 진입로를 형성하고, 정방형에 가까운 부지에 본관과 병실을 계획하였음을 볼 수 있다. 그 후면으로는 관사가 계획되었으며, 부지는 경사지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부지 정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계획은 부재 매입의 어려움으로 곧 변경되었으며, 그 내용은 1922년 8월에 작성된 [도판5]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부지의 전체적인 방향이 변경되었으며, 부지의 협소함으로 인하여, 병실 건물이 사라지고, 본관, 시료병실, 관사 1동만이 계획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각 건물의 명칭은 [도판7] 참조) 본관 역시 부지의 제약으로 인하여 계획이 좌우대칭으로 바뀌어 있음이 확인된다. 이러한 부지 매입 과정을 위해 작성된 도면이 [도판6]이다. 1922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도면에는 신축 예정지 인근의 토지의 지번과 소유주, 용도, 면적 등이 기재되어 있으며, [도판5]에서의 본관 계획이 그려져 있어, 이를 기준으로 토지 매입을 진행하였음을 볼 수 있다. 매입된 부지는 32번지(沈元變, 沓), 31번지(沈元變, 田), 29번지(崔明根, 田)의 일부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본관의 신축 설계 과정에서는 흥미로운 점을 확인된다. 우선 [도판8]은 제목이 없는 도면이나, 도면 오른쪽 아래에 적색 잉크로 ‘대정11년(大正十一年), 춘천의원(春川醫院), 참고(參考)’ 등이 기록되어 있어 이 도면을 본관 설계에 참고로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 도면의 계획 내용은 1921년에 신축된 순천자혜의원의 본관과 동일하여, 당시 이러한 형태의 본관 계획이 공통도면으로 사용되고 있었음을 알려준다. 다만, 순천자혜의원의 본관에 방열기 난방방식이 채용되었던 것과 달리, [도판8]의 계획에는 지하의 기관실(汽罐室)이 예비실(豫備室)로 바뀌어 있으며 각 실마다 연도가 추가되어 있어, 벽난로 난방으로 바뀌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배치도에서 확인하였듯이 본관은 이와 다른 형태로 계획되었으며, 그 상세는 1923년의 [도판9]에서 확인된다. 이 도면은 ‘설계변경평면도(設計變更平面圖)’로, 1922년의 원 설계도인 [도판10]과 비교해 보면 부지의 협소로 계획 내용을 좌우대칭으로 바꾸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원 설계도는 1922년 계획된 군산자혜의원의 본관 계획과 거의 동일하여, 이 계획 역시 당시 표준계획안으로 사용되고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군산자혜의원 본관에서의 방열기 난방방식이 각 실에 연도를 설치하는 벽난로 난방방식으로 바뀌어 있다. 군산이나 순천자혜의원의 계획에서 사용되었던 방열기 난방방식이 보다 현대적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벽난로 난방방식이 계획에 적용된 것은 매우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신축된 건물은 벽돌조를 기본으로 층 간의 보와 일부 바닥판에 철근콘크리트를 사용한 지하1층 지상2층의 一자형 건물이었으며, 오른쪽 후면으로 변소와 세면장이 별도건물로 계획되었다. 내부에는 전후로 개실이 배치되는 중복도 방식이 채용되었으며, 계단실은 중앙 후면과 오른쪽에 2개소가 계획되었다. 이는 오른쪽의 일부 공간이 시료(施療)환자를 위한 진료실로 계획되었기 때문으로, 이 곳에는 현관도 별도로 계획되었다. 1층에는 각 과의 진료실이 계획되었고, 2층에는 다양한 등급의 병동이 계획되었다. 시료환자 진료실의 상층에는 간호부숙사(看護婦宿舍)가 계획되고 시료병실(施療病室)은 별도의 건물로 계획되었는데, 일반적으로 같은 시기 자혜의원에서 간호부숙사가 별도 건물로 계획되고, 시료병실이 본관 내부에 설치된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하층에는 기관실, 창고, 약품창고, 식당, 취사장 등 지원시설이 계획되었다. 건물의 입면에 대한 도면은 남아 있지 않지만, 그 계획 내용을 볼 때, 군산자혜의원 본관과 동일하게 계획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도판]
  • 도판1. 강원도춘천자혜의원창고기타신축설계도/61, 1910-21년 추정상세보기
  • 도판2. 강원도자혜의원청사기타신축설계도/제이호/57, 1910-21년 추정상세보기
  • 도판3. 강원도자혜의원청사기타신축설계도/제삼호/58, 1910-21년 추정상세보기
  • 도판4. 춘천자혜의원신축공사배치도/34, 1922상세보기
  • 도판5. 춘천자혜의원신축공사배치도/35, 1922상세보기
  • 도판6. 춘천자혜의원신축예정부지평면도/55, 1922년 추정상세보기
  • 도판7. 춘천자혜의원청사신축공사부지지균설계변경도/53, 1923상세보기
  • 도판8. (무제)/춘천의원/참고/20, 1922상세보기
  • 도판9. 춘천자혜의원신축공사본관설계변경평면도/5, 1923상세보기
  • 도판10. 춘천자혜의원신축공사설계도각계평면도/2, 1922상세보기
  • 도판11. 춘천자혜의원상복설계변경지도/6, 1923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