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대한민국은 개발도상국의 위치에서 경제적으로 산업화, 정치·사회적으로 민주화, 환경적으로 산림녹화를 동시에 이룬 국가로 평가를 받는다. 이 글은 20세기 초 35년간의 식민지를 겪고 1945년 광복과 함께 남북으로 분단된 국가가 6·25전쟁(1950~1953)의 상처를 이겨내고 이룬 성과를 담은 대한민국의 산림녹화 이야기다.

대한민국 산림녹화의 성과는 뚜렷하다. 한반도에서 산림면적, 임목축적과 같은 산림자원의 기본 통계가 공식적으로 제공된 해는 1927년이다.

그 이후 현재까지 산림 상태가 가장 나빴던 해는 1953년이다. 6·25전쟁이 종료된 해로, 산림면적의 반은 헐벗은 황폐지였고 ha당 임목축적은 5.7㎥에 불과했다.1 2023년, 헐벗은 황폐지는 울창한 산림으로 변모하였고 ha당 임목축적은 176㎥로 1953년 대비 33배나 증가하였다. 통계가 증명하듯이 우리가 늘 보는 주변의 산림은 산림녹화 성공의 '보이는 증거'다.

대한민국은 개발도상국 가운데 가장 빠르게 산림전환(forest transition)이 발생하였다. 우리나라 산림자원의 양적 증가는 1973년에서 1987년까지 수행된 국가 산림녹화 프로그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시기에 우리나라는 처음으로 산림면적과 임목축적이 동시에 증가한다. 알렉산더 매더(Alexander Mather)는 경제가 성장하면서 산림면적이 감소하다 일정 수준의 경제 수준에서 산림면적이 증가 추세로 전환된다는 산림전환 이론을 제시하였다.2 매더의 산림전환 이론을 적용하면 우리나라는 1950년대 중반 국토 면적에서 입목지 면적이 차지하는 산림률이 35% 수준에서 산림전환이 발생하였다.3 그러나 1970년대 초반까지 산림면적의 지속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임목축적은 정체되어 있었다. 산림면적과 임목축적이 동시에 장기간 증가하는 시작점은 「제1차 치산녹화 10개년 계획(1973~1982)」이 시작되는 1970년대 초반이다. 이후 개발도상국 가운데 코스타리카, 중국, 인도, 베트남이 우리나라에 이어 산림전환에 성공했다.

대한민국과 국제사회는 우리의 산림녹화 성과를 높게 평가한다. 우리 국민은 지난 50년간 추진된 많은 산림정책 가운데 '국토녹화' 정책에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산림녹화가 아닌 '국토녹화'로 표현한 것은 1973년 수립된 녹화사업 초안의 이름이 「국토녹화10개년계획」이었다는 측면과5 당시 산림면적이 국토의 67%를 차지하였다는 측면을 고려한 정책 명칭이다. 또한 산림녹화는 1970년대 식량증산과 함께 이중의 녹색혁명으로 불렸다.6

우리나라 산림녹화의 성과에 대해서는 국제사회 역시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세계적 환경학자인 레스터 브라운(Lester R. Brown)은 우리나라의 산림녹화 성공을 "세계적 재조림 모델"(2006)로 평가했다.7 유엔환경계획(UNEP)의 사무총장인 잉거 안데르센(Inger Andersen)은 "50년 전 달 표면 같았던 한국의 산이 이토록 푸르게 바뀌었다. 한국의 산림녹화 성공은 인류가 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예"8 라고 말했다. 2025년 4월 10일 제221차 유네스코(UNESCO) 집행위원회는 『대한민국 산림녹화 기록물』을 인류가 보존해야 할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다. 국제사회는 대한민국 산림녹화의 성과와 기록물의 가치 모두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 글은 현재 우리나라의 육상 생태계에 큰 영향을 주었고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대한민국의 산림녹화 활동을 다룬다. 대상 시기는 광복을 맞이한 1945년부터 「제2차 치산녹화 10년 계획」이 종료되는 1987년까지이다.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산림녹화 과정과 성과를 정리하고 산림녹화의 성공 요인을 도출한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산림녹화 성공 경험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산림 황폐화 문제를 겪고 있는 국제사회와 우리나라의 미래 산림정책에 도움이 될 만한 교훈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