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각지에 지방행정시설을 운영하며, 많은 청사와 부속 건물을 건립하였다. 지방행정시설로는 도청, 부청, 군청 등 각 지방의 행정청과 조선총독부 직속기관 및 출장소 등이 있으며, 이 중 2013년 국가기록원 건축도면 정리를 통해 그 시설 내역과 건축계획이 파악되는 내역은 다음과 같다.
번호 | 구분 | 시설명 | 세부시설 | 도면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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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도청 | 강원도청 | - | 28 |
경기도청 | - | 2 | ||
경상북도청 | - | 4 | ||
전라남도청 | - | 5 | ||
전라북도청 | - | 5 | ||
충청남도청 | - | 92 | ||
충청북도청 | - | 13 | ||
평안남도청 | - | 71 | ||
평안북도청 | - | 93 | ||
함경남도청 | - | 110 | ||
황해도청 | - | 2 | ||
제주도청(島廳) | - | 7 | ||
제주도청(島廳) 지청 | - | 2 | ||
2 | 부청 | 경성부청 | 경성부청 | 91 |
서부출장소 | 2 | |||
군산부청 | - | 16 | ||
대구부청 | - | 2 | ||
마산부청 | - | 3 | ||
목포부청 | - | 2 | ||
부산부청 | - | 59 | ||
신의주부청 | - | 15 | ||
원산부청 | - | 3 | ||
인천부청 | - | 9 | ||
진남포부청 | - | 1 | ||
평양부청 | - | 1 | ||
청진부청 | - | 1 | ||
3 | 군청 | 군청 공통도면 | - | 28 |
각 지방 군청 | 72개 지방 | 157 | ||
** 제주도청(島廳)과 제주도청(島廳) 지청, 울릉도청(島廳)의 경우 1915년 설치된 별도의 지방행정시설이다. 현재의 행정구역과 청사 계획의 규모 등을 감안하여, 제주도청은 ‘도청’ 시설로, 울릉도청은 ‘군청’ 시설로 묶어서 분류하였다. |
1910년 조선총독부의 지방행정체계 개편에 따라 각 지방에는 새로운 지방행정시설이 설치되었고, 이에 따라 도청·부청·군청 등의 새로운 청사도 다수 필요하게 되었다. 도청의 경우, 일제강점 초기에는 주로 대한제국기 도관찰부(조선시대 감영)를 주로 청사로 전용하여 운영을 시작하였고, 그 밖에 대한제국 내부(內部) 청사, 조선왕궁의 이궁(離宮) 등도 전용되었다. 부청은 주로 기존의 통감부 이사청을 전용하여 운영되었다. 이후 10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지방행정청사의 신축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하였고, 1920-30년대에 주요 도시의 도청사와 부청사가 신축되었다. 그러나 공사비 부족과 조선총독부의 신축허가 지체 등으로 인해 모든 도시의 도청사와 부청사가 신축된 것은 아니었다.
일제강점기의 지방청사 계획에 대해서 기존에는 문헌 등의 자료를 통해 1920-30년대에 신축된 지방청사에 대해서만 그 계획적 내용이 구체적으로 파악되고 있었으나, 국가기록원 소장의 건축도면을 통해 그 이전, 특히 1910년대의 한옥 전용과 증개축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강원도청, 충청남도청, 함경남도청, 경상북도청, 전라남도청, 황해도청의 경우, 대한제국기 관찰부나 이궁(離宮) 내 건물을 전용하여 청사 업무를 시작하였으며, 이 중 경상북도청은 이전이나 신축 계획 없이 같은 권역 내 양식(洋式) 건물을 짓고 증개축하였다.
청사 본관으로 사용된 한옥의 증개축 과정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연결동선으로서 복도 설치와 툇마루·기단 등을 내부화하여 공간을 확보한 점을 들 수 있다. 내부의 각 실을 연결하기 위한 복도로서 툇마루를 깔거나 기존의 퇴칸이나 기단을 복도로 변경하였으며, 기단 위는 목조로 구획하고 눈썹지붕 형태로 덧지붕을 계획하였다. 또한, 개축한 평면은 현관에 포치를 증설하여 작은 규모이나마 정면성을 강조하는 등, 재래청사의 평·입면을 부분적으로 양식(洋式)화하였다. 이러한 방식으로 기존의 한옥 청사를 개축하여 부족한 면적을 확보하고자 노력하면서도, 기존건물의 개축을 통해 충당되지 않는 공간은 별동의 건물로 증축하였다. 부지의 형태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나타나지만, 주로 청사의 후면에는 숙직실을 포함한 부속가와 변소를, 청사의 옆으로는 사무실·회의실 부분이 증축되었다. 그리고 청사를 포함한 각각의 증축부분은 지붕을 씌운 연결복도가 계획되었다.
예를 들어, 함경남도청의 경우에는 기존 함흥관찰부를 전용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기존의 툇마루를 철거하고 오른쪽과 뒤쪽을 1.8m(6척), 왼쪽을 약 1.7m(5.6척) 기둥 밖으로 증축한 후, 내부의 중심에 중복도를 두고 각 실을 기둥과 벽으로 구획하였다. 또한 전면 중앙을 반 칸 들여 현관을 구성하였고, 안쪽에 작은 홀을 배치하였다. ( [도판1], [도판2] 참조)
충청남도청의 경우에도 충청감영의 선화당(宣化堂)을 전용하였는데, 충청남도청 청사로 사용되면서 전체 공간이 증축되고, 건물의 앞과 뒤에 동선의 연결을 위한 툇마루를 깔았으며, 각종 사무실을 수용하기 위해 내부가 재구획되었다. 중앙을 현관처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건물의 전면 퇴칸과 측면 한칸을 복도로 변경하고, 잘게 나누어져 있던 사무공간을 통합하여 내무부와 재부무 위주로 구성하였다. ( [도판3], [도판4] 참조)
한편, 1920-30년대 신축된 신청사의 경우, 대부분의 청사 평면이 대칭형에 중앙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계획되었다. 크게 山자형, E자형, 凸자형, 一자형으로 나누어지며, 예외적으로 L자형 평면형도 계획되었다.([표2] 참조)
No. | 명칭 | 장소 | 연도 | 평면형 | 층수 | 구조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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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강원도청 | 춘천 | 1910-40 | E | 단층 | 목조 | 춘천이궁 內 건물 |
1940-45 | 日 | 단층 | 목조 | ||||
2 | 충청남도청 | 공주 | 1910-32 | 단층 | 목조 | 충청감영 선화당(宣化堂) | |
대전 | 1932-45 | E | 2층 | 벽돌·콘크리트조 | |||
3 | 충청북도청 | 청주 | 1910-37 | 단층 | 목조 | 충청북도 관찰부 | |
1937-45 | 凸 | 2층 | 벽돌조 | ||||
4 | 평안남도청 | 평양 | 1910-37 | 2층 | 목조 | ||
1937-45 | L | 3층 | 철근콘크리트조 | ||||
5 | 평안북도청 | 의주 | 1910-23 | 단층 | 목조 | ||
신의주 | 1923-45 | 山 | 2층 | 벽돌·콘크리트조 | |||
6 | 함경남도청 | 함흥 | 1910-35 | 단층 | 목조 | 함흥관찰부 | |
1935-45 | E | 2층 | 벽돌·콘크리트조 | ||||
7 | 경상북도청 | 대구 | 1910-45 | 미상 | 미상 | 대구관찰부 內 | |
8 | 전라남도청 | 광주 | 1910-30 | 단층 | 목조 | 조선식 건물 | |
1930-45 | 一 | 2층 | 벽돌조 | ||||
9 | 전라북도청 | 전주 | 1911-21 | 단층 | 목조 | 전라감영 | |
1921-45 | E | 단층 | 목조 | ||||
10 | 황해도청 | 해주 | 1910-27 | 단층 | 목조 | 해주관찰부 | |
1927-45 | 一 | 2층 | 미상 | ||||
11 | 군산부청 | 군산 | 1910-28 | 2층 | 벽돌조 | 군산이사청 | |
1928-45 | E | 2층 | 벽돌·콘크리트조 | ||||
12 | 경성부청 | 경성 | 1910-26 | 2층 | 벽돌·목조 | 경성이사청 | |
1926-45 | 山 | 4층 (6층) | 철근콘크리트조 | ||||
13 | 신의주부청 | 신의주 | 1914-31 | 단층 | 목조 | 신의주이사청 | |
1932-45 | 凸 | 2층 | 벽돌·콘크리트조 | ||||
14 | 부산부청 | 부산 | 1910-36 | 2층 | 목조 | 부산이사청 | |
1936-45 | 山 (異形) | 2층 (3층) | 벽돌·콘크리트조 | ||||
15 | 대구부청 | 대구 | 1910-45 | 2층 | 목조 | 대구이사청 | |
16 | 마산부청 | 마산 | 1910-45 | 2층 | 벽돌조 | 마산이사청 | |
17 | 목포부청 | 목포 | 1910-45 | 2층 | 벽돌조 | 목포이사청 | |
18 | 원산부청 | 원산 | 1910-45 | 2층 | 목조 | 원산이사청 | |
19 | 진남포부청 | 진남포 | 1910-45 | 미상 | 미상 | 진남포이사청 | |
20 | 평양부청 | 평양 | 1910-45 | 山 (異形) | 2층 | 목조 | 평양재무감독국 |
대표적으로, 평안남도청의 경우에는 평양이사청 건물을 전용하다가 1937년에 신축되었다. 현재 국가기록원이 소장하고 있는 평안남도청 관련 도면은 71매로, 평양이사청 건물을 전용하던 당시의 2차례에 걸친 증축과정과 1937년 신축계획을 파악할 수 있다. 신청사는 지상 3층의 철근콘크리트조로 계획되었고, 타지방의 도·부청사 계획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형상의 L자형 건물형태로 계획되었다. 건물의 전층은 중복도형의 평면으로 계획되었는데, 당시에 신축된 도·부청사 중에서 전체 평면에 중복도형식이 적용된 사례는 평안남도청사가 유일하다. ( [도판5], [도판6] 참조)
경성부청의 경우, 1886년 현재의 충무로1가(본정통) 신세계백화점 자리에 일본영사관(日本領事館) 건물로 지어진 것을 1906년 경성이사청(京城理事廳)으로 전용(轉用)하였으나, 1910년 경성부 지정과 함께 경성부청(京城府廳)으로 사용하였다. 구 서울시청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던 경성부청 신청사는 1925년 3월에 기공하여 1926년 준공되었다. 현재 국가기록원이 소장하고 있는 경성부청 관련 도면은 93매로, 경성이사청 건물을 전용하던 당시의 증축계획과 1925년-26년 신축계획을 파악할 수 있다. 신청사는 정면 및 좌우는 4층, 정면 중앙부 옥탑은 6층, 후방회의실은 3층 규모의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계획되었다. 부지의 형태에 맞추어 전체적인 건물형태는 ‘山’자형으로 계획되었고, 청사의 좌우로 길게 뻗은 편복도와 청사 후면으로 이어진 중복도가 연결되도록 공간을 구성하였다. 전체적인 입면은 많은 장식 없이 계획된 것에 반하여, 현관 및 홀의 천정 세부는 매우 화려하게 계획하였고, 엘리베이터와 같은 근대식 설비도 갖추었다. ( [도판7], [도판8], [도판9] 참조)
부산부청의 경우에는 본래 일본영사관 건물로 지어졌던 부산이사청 청사를 전용하였다. 이후 몇 차례 증개축을 거치면서 신청사의 건립이 논의되었고, 신청사는 1928년 신축이 결정되었으나, 1936년에야 완공되었다. 부산부청 신청사는 3층 규모의 철근콘크리트 혼용 벽돌조구법으로 계획되었고, 전체적인 형태는 모서리가 둥글려진 凸자형으로 매우 특징적읻다. 입면은 장식을 배제한 모더니즘 양식으로 계획되었는데, 중앙현관이 있는 가운데 부분만 3층으로 구성되고, 양쪽 날개와 뒷부분은 2층으로 계획되었다. 사무공간에는 각 담당업무별로 실이 구획되지 않고 넓은 공간에 용도만 기재되어 있어, 1930년대 모더니즘 건축양식의 특징인 범용 공간 구성의 한 측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 [도판10], [도판11], [도판12] 참조)
한편, 일제강점기 초기에는 다수의 관립 시설들의 건립에 공통도면을 많이 사용하였다. 이는 각지에 다수의 청사를 빠르게 건설하기 위함이었는데, 현재 국가기록원에는 군청 청사에 관련된 공통도면이 다수 남아 있어 군청 건립에도 공통도면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군청이 공통도면을 사용하여 건립된 것은 아니었고, 별도의 양식목조로 계획한 경우와 한옥을 변용한 경우도 다수 존재하였다. 공통도면을 사용한 군청사 건립은 모두 42곳, 별도의 계획안을 마련하여 신축한 사례는 12곳, 한옥을 청사로 변용한 사례는 16곳에서 확인되었다.
군청사 신축을 위한 공통도면의 경우, 도판의 우측 하단에 ‘공(共)’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전면에 사무동을 두고 연결복도로 후면의 부속가 및 화장실로 이어지는 등 평면구성방식은 대부분 동일하며, 청사규모에 따라 3개의 등급으로 나누어 계획되었다. 등급에 따라 사무실과 대합소의 규모가 달라지는데, 다른 실들의 규모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무실과 대합소 사이에는 창구를 두어 인원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두 실의 평면을 凹凸형태로 하여 창구의 길이가 길어지도록 계획되었다. 건물의 규모에 따라 지붕을 트러스 또는 일식목구조를 사용하여 경사지붕을 계획하였다. 외벽은 독일식 비늘판 방식, 누름대 비늘판 방식 등의 나무 판재를 사용한 마감계획이 확인된다. ( [도판13], [도판14], [도판15] 참조)
한편, 정평군청의 경우에는 한옥을 청사로 변용한 사례이다. 증축계획을 살펴보면, 한옥청사의 전면에 복도를 설치하고 숙직동을 신축하여 연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면의 복도는 기단 전체를 활용하여 목조로 계획하여 눈썹지붕 형태로 기존 한옥청사의 처마 밑으로 지붕을 덧달아 내었다. 신축된 숙직동도 단층 목구조이며 외관은 누름대 비늘판벽으로 마감하였다. ( [도판16]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