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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벽을 허물고 이룬 성과

2002 FIFA 월드컵™ 이 한국인들에게 세계 시민으로서의 자격을 스스로 확인하고 일류 국가로서의 면모를 전 세계에 과시한 대회였다면, 한국 축구계에는 세계의 벽을 뚫었다는 숙원을 이룬 대회로 기억될 것이다.

그동안 한국은 FIFA 월드컵 본선 출전 5회 동안 단 1승도 챙기지 못하면서, 거듭되는 좌절만을 경험해야 했다. 지난 1954년 제5회 스위스 대회에서 본선에 처음으로 진출했던 한국팀은 1986년 멕시코 대회를 시작으로 1998년 프랑스 대회까지 4회 연속 본선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번번이 패배의 고배를 들어야만 했다.

대회 사상 처음으로 5대륙에서 준준결승전 진출팀이 나와 진정한 의미에서의 첫 월드컵이었다고 평가된 이번 대회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낸 것은 한국 대표팀이었다. 1라운드 첫 경기였던 폴란드전에서 본선에서의 첫 승을 낚은 한국팀은 2승 1무의 성적을 거둬 D조 수위로 16강에 올랐으며, 파죽지세로 준준결승전과 준결승전에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해 개최국이자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되었다.

2002년월드컵축구대회조직위원회, 2002 FIFA 월드컵 한국/일본™ 공식화보집(2003)

2002년월드컵축구대회조직위원회, 2002 FIFA
월드컵 한국/일본™ 공식화보집(2003)

그동안 올림픽에서 한국은 스포츠 강국으로 인식되어온 것이 사실이지만, 유럽과 남미로 양분된 세계 축구계의 중심에는 다가서지 못해 고작 아시아의 맹주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었다. 그러나 개최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위해서도 1승과 16강 진출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했던 한국팀은 히딩크 감독의 합리적인 지도 아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거듭해, 2002 FIFA 월드컵™에서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성적을 올렸던 것이다.

신화라고 일컬어진 이번 대회에서의 한국팀의 선전은 한국 스포츠의 보이지 않던 벽을 스스로 허물고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그 어떤 승리와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것이었다. 합리성에 바탕을 둔 선수 선발과 과학적인 훈련에 무게 중심을 둔다면, 축구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2002 FIFA 월드컵™은 한국 축구의 신화와 새로운 응원 문화의 창출이라는 두 가지 성과를 한꺼번에 안겨준 대회로 한국 축구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