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광업소의 연혁은 1883년 11월 2일에 고종이 평양지방관으로 하여금 광무국(鑛務局)과 함께 평양 탄광 채굴감독을 지시한 것을 기원으로 삼을 수 있다. 이전에도 관영으로 또는 민간에서 광산을 운영하였으나, 열강의 자원침탈을 막기 위한 국영 조직이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된 것이다. 이후 1885년부터는 통리기무아문(統理機務衙門)에서, 1887년부터는 내무부 산하의 광무국에서, 1895년에는 농상공부 산하 광산국(鑛山局)에서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였다. 1898년 6월 23일에는 농상공부가 친일적 관료들에 장악된 측면을 우려하여 궁내부(宮內府)가 업무를 관장하도록 하였다. 1901년 5월에는 내장원(內藏院) 직영으로 변경하고 <평안남도 매광장정(平安南道煤礦章程)>을 제정하여 운영을 개시하였다.
그러나 을사조약 체결을 통해 내정간섭을 시작한 일본은 1906년 6월 29일에 법률 제3호 <광업법(鑛業法)>을 제정하게 하여 대한제국 궁내부 소유의 광산을 일본 소유로 변경케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동시에 프랑스 투자에 기초한 평양 탄광의 개발을 이미 한해 전부터 중단시키기 시작하였고 궁내부 소속으로 설립된 풍부회사(豐阜會社)로 하여금 탄광 개발을 대체하게 하였다. 1907년 8월 22일에는 평양탄광 전체를 농상공부 소관으로 환원시킴과 동시에 칙령 제10호로 <평양광업소관제(平壤鑛業所官制)>를 발포함으로써, 평양탄광은 일제의 관리 하에 들어가게 되었다.
1910년 10월 1일에는 한일합방에 의하여 '조선총독부 평양광업소'로 재편되고 관제가 공포되었다. 평양광업소는 1907년부터 1920년까지 3차에 걸쳐 탄광을 확장함으로써 1918년 현재 154,146톤의 채탄고(採炭高)를 생산하는 제1의 무연탄 생산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당시 평양광업소의 소재지는 평안남도 대동군 추을미면(秋乙美面) 사동리(寺洞里)이지만, 탄광은 사동(寺洞)과 고방산(高坊山)의 2개 탄광이 집중적으로 운영되었다. 평양광업소에서 채굴된 무연탄의 대부분은 일본 해군의 연료로 사용되었는데, 결국 1922년 4월에는 평양광업소의 시설 일체 및 탄광의 일부를 해군성에 이관하여 일본 해군연료창(海軍燃料廠)에서 관리토록 하였다.
현재 국가기록원에는 조선총독부 평양광업소에 관련된 60매의 도면이 소장되어 있으며, 고방산지부 8매, 고방산지부 및 미림지부 2매, 사동지부 50매로 구분할 수 있다.
명칭 | 연도 | 도면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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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광업소 | 1910-1922 | 60 |
[도판1]은 평양광업소 사동탄광 일부에 대한 배치도이다. 사동탄광의 북쪽은 대동강에 면해있으며 구릉지에는 각종 관사와 청사, 병실 및 탄광 관련 시설들이 넓게 배치되어 있다. 도면 왼쪽(북쪽)의 대동강 변에는 정수장이 있어 대동강의 취수장으로부터 물을 공급받도록 하였으며, 정수장 주변으로는 각종 관사가 계획되었다. 도면 오른쪽(남쪽)의 정상에는 정수된 물을 저장하는 저수지가 계획되어 있으며, 그 오른쪽으로는 병실과 청사가 계획되었다. 도면의 중앙에는 직사각형의 시설이 열을 지어 배치되었으나 어떤 건물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부지 전체에 펼쳐진 도로가 건물계획과 연결되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기존에 있던 시설로 추정해 볼 수 있다. 또한 모든 건물 및 시설물이 경사지에 배치되었기 때문에 부지 평탄화 작업에 의한 대지 조성이 수반되어 있다.
평양광업소의 청사는 181평(坪)의 규모의 단층 양식목조 건물로 계획되었다.([도판2] 참조) 평면은 凹자형을 취하고 있지만, 가운데 부분을 두텁게 하고 복도와 사무실을 2열로 배치한 것이 특이하다. 현관이 있는 전면부에는 오른쪽부터 사무실, 이사실(理事室), 수부 및 전화실(受附及電話室), 현관, 기사실(技師室), 제도실이 계획되었으며, 중복도 맞은편에는 촉탁실(囑託室), 고등관식당, 응접실, 판임관식당, 기수실(技手室)이 계획되었다. 우측 날개부에는 차장실과 소장실을, 좌측 날개부에는 숙직실, 탕비실 및 소사실(小使室)을 배치하였다. 변소와 창고(物置)는 각각 청사 오른쪽과 왼쪽 뒤편에 별동으로 조성하고 연결복도로 출입하도록 하였다. 정면은 현관을 중심으로 대칭을 이루고 있으며, 정면과 양측면에는 2.9척(약 87cm) 너비의 창을 반복적으로 배치하여 균일한 입면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에 배면은 후면편복도에 의하여 몸체의 배면 전체가 창호로 계획되었다. 지붕에는 정면과 후면에 각 5개씩의 장식용 삼각 지붕창이 계획되었는데, 정면 중앙부에는 반원형의 큰 지붕창으로 계획하여 현관 장식과 함께 정면 중심성을 형성하고 있다. 청사 건물의 구법으로는 4.5치(약 13cm) 두께의 목재를 사용하는 경골목구조가 적용되었으며 지붕틀은 쌍대공 트러스(Queen post roof truss)가 적용되었다.([도판3] 참조) 벽체의 마감에는 독일식비늘판벽이 사용되었다.([도판4] 참조) 1910년대에 건립된 양식목조의 관립시설에서 윗 비늘판이 아랫 비늘판의 상부를 덮는 영국식비늘판 방식이 주로 사용되었다는 점에 비추어보면, 표면의 돌출 없이 수평 판재가 적층되는 독일식 비늘판 계획은 드문 사례이다. 또한, 청사의 난방은 목조건물임에도 불구하고 페치카 방식과 벽돌조 연도를 계획한 점도 흥미로운 점이다.([도판2], [도판4] 참조)
의무실 역시 83평의 규모를 가진 단층 양식목조 건물로 계획되었다.([도판5] 참조) 중복도를 가진 장방형의 평면으로 계획되었으며, 전면에는 병실, 객실, 대합실, 약제실, 연구실이 배치되었고, 후면에는 사무실, 간호부힐소(看護婦詰所), 진찰실, 의무실이 배치되었다. 수술실과 변소 및 소사실 등은 별동으로 계획하고 연결복도로 출입하게 하였다. 이와 같은 의무실 건축계획은 1910년대 조선총독부 자혜의원의 건축계획 유형과 유사한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의무실은 청사와 마찬가지로 경골목구조와 독일식비늘판벽으로 계획되었다. 그러나 [도판6]에서와 같이 지붕틀에는 왕대공 트러스(King post roof truss)을 사용한 점과 중복도의 천정고를 사무실과 현격한 차이가 나도록 계획한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평양광업소 지역은 우기와 인근 시기를 제외하고는 지하수가 고갈되기 때문에 구내 급수를 위한 수도설비를 갖추고 있었다. 사동탄광에서는 두 대의 펌프(80입방톤/분)를 대동강변에 두어 강물을 정수장으로 보내 여과시키고, 정수된 물은 다시 펌프 한 대로 200척(약 60m) 높이의 배수지(配水池)로 올려보내어 구내 각처에 급수토록 하였다.([도판1] 참조) 취수장은 대동강 하상(河床)에 설치하여 강물을 파이프로 빨아들이도록 하였다.([도판7] 참조) 취수된 강물은 정수장으로 보내지는데, [도판8]의 정수장 배치계획을 살펴보면, 강물은 펌프실(啷筒室, [도판9] 참조), 명반정(明礬井, [도판10] 참조), 침전지(沈澱池, [도판11] 참조), 노수지(瀘水池, [도판12] 참조)를 거쳐 펌프실로 돌아가도록 하였다. 정수된 물은 다시 펌프를 사용하여 배수지로 보내지는데, 사동지부 구릉지 정상에 배치된 배수지는 8285입방피트에 달하는 저수량으로 계획되었다.([도판13] 참조)
[참고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