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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자지 않으면 꿈을 이룬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는 ‘고3병’이라는 단어가 일반화되었다. 학원버스에는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자지 않고 공부를 하면 꿈을 이룬다’는 내용의 표어가 버젓이 붙어있다. 2000년 이후 더욱 빈번히 바뀌어온 대학입시 제도 때문에 고3 담임을 계속하지 않은 교사는 입시제도가 몇 가지인지 각 대학의 입학전형 이름조차 기억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입시’란 상급학교에 입학을 지원하는 자가 입학 후 성공적으로 학업을 마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를 평가하기 위한 시험의 방법과 규정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입시제도는 유능한 학생의 선발기능 이외에 고등학교 교육의 방향과 형태에 주는 영향, 대학졸업 후 사회적 지위의 분배 등 중요한 사회적 기능도 수행한다. 광복 후 대입과 관련된 용어부터 제도까지 지난 70년 간 우리의 대학입시는 초·중·고 교육의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을 해왔다.

대학입시 광경 썸네일 이미지
대학입시 광경(1954)
62학년도 실력고사 썸네일 이미지
대학입시 광경(1954)
91학년도 대학입시 썸네일 이미지
91학년도 대학입시(1990)

학벌이 중시되는 우리나라에서 대학입시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한 개인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사교육 열풍과 땅값까지도 좌우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대학입시가 차지하는 비중인 것이다. 천연자원이 풍부하지 않아 인적자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전문적인 인적자원을 양성하는데 대학 교육이 필수적인 만큼 대학입시제도 역시 수많은 논란을 불러와 예비고사, 연합고사, 수학능력시험 등 해방 이후 열 번이 넘는 변천과정을 거쳐 왔다.

대학입시의 시대별 유형을 요약해보면 ① 1945∼1953년은 대학별 단독시험기 ② 1954년의 대학입학국가연합고사와 대학 본고사 병행시기 ③ 1955∼1961년의 대학별 단독시험시기 ④ 1962~1963년은 대학입학자격 국가고시와 대학별 본고사 시기 ⑤ 1964∼1968년의 대학별 단독시험시기 ⑥ 1969∼1980년의 대학입학예비고사와 대학별 본고사 시기 ⑦ 1981년의 대학입학예비고사와 고교내신제 병행시기 ⑧ 1982∼1985년의 대학입학학력고사와 고교내신 병행시기 ⑨ 1986∼1987년의 대학입학학력고사, 고교내신성적, 논술고사 병행시기 ⑩ 1988∼1993년의 대학입학학력고사, 내신성적, 면접 병행시기 ⑪ 1994년 이후 현재까지 대학입학수학능력고사, 대학별 본고사, 내신성적, 면접병행시기 등으로 열 번이 넘게 제도가 바뀌어 왔다. 변화가 있을 때 마다 수험생들은 혼란을 겪어왔다.

입시제도 공청회 전경 썸네일 이미지
입시제도 공청회 전경(1964)
권오병 문교부장관 대학입시예비고사 최고득점자 장학금 지급 썸네일 이미지
권오병 문교부장관 대학입시예비고사 최고득점자
장학금 지급(1969)
대학입학 학력고사제도 개선 썸네일 이미지
대학입학 학력고사제도 개선(1981)

2015년 현재 고1, 고2, 고3 학년생은 각각 다른 입시체제의 수학능력시험을 치루게 되었다. 이유는 지금의 고교 2년생이 입시를 치르는 2017년부터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절대평가를 도입하였고, 지금의 고교 1년생에게는 영어를 2018학년도 대입부터 절대평가로 전환하였기 때문이다. 또 하나 대학입시제도에서의 큰 변화는 ‘대입 3년 예고제’가 법제화된 것이다. 2017년 수능의 한국사와 2018년 수능의 영어 절대평가도 3년 예고제 원칙에 따라 이뤄졌다. 앞으로는 정권이 바뀌었다고 수능체제를 한꺼번에 모두 바꿀 수 없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확고한 교육철학이 바탕된 일관성있는 입시제도를 정착시켜야...

광복 후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대학입시제도는 문제점이 드러날 때마다 임기응변적으로 수차례 바뀌어 왔다. 일관성 없고 불안정한 입시제도로 인해 교사들은 진학지도에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학부모 역시 공교육을 불신하게 돼 사교육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 학생의 경우 정규수업 외에 보충수업, 자율학습으로 학교에서 시간을 보낸 뒤에도 학원수강이나 개인지도, 그룹지도 등을 통해 과외공부를 하는 등 과중한 학업량으로 인한 입시스트레스 증후군 등을 겪고 있다. 비진학 학생들 역시 입시 위주의 수업에서 소외감을 받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현재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대학입시제도를 발전적으로 개선하기 위하여 1985년부터 지속적으로 연구·검토하여 공청회를 거친 뒤에 1994학년도부터 도입한 제도이다. 대학교육에 필요한 수학능력을 측정하기 위하여 언어, 수리, 탐구, 외국어(영어) 영역별로,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추어 통합교과적이고 탈교과적 소재를 바탕으로 하여 고차적인 사고력 등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대학입시제도 개선계획 보고 썸네일 이미지
대학입시제도 개선계획 보고(1986)

우리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밝힌 문제점으로는 난이도 실패에 따른 변별력 상실로 수능시험이 대학의 학생 선발에 오히려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고교 교육이 그 본래 목적과 달리 수능 준비 위주의 교육으로 변해가고 있는 점과 수능시험 성적의 등급화로 인해 대학 간 혹은 학과 간 서열화를 조장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한편 입시제도에서 학교생활기록부의 비중이 늘어난 것은 교사의 주관적 판단에 좌우되므로 학부모 치맛바람과 촌지문제, 내신성적 부풀리기 등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없는 문제점을 일으킬 수 있으며, 입학시험에 교과 성적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에는 일반고와 특목고, 혹은 지역별 학교간의 격차가 큰 것도 공정성에 문제가 제기될 여지가 있다.

이외에도 면접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면접시험과 추천서 등 비교과 전형자료에 대한 공정서 여부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는 대필의 가능성이 있고, 봉사활동 또한 기록 위조의 가능성과 의무적이고 형식적인 활동으로 인해 학생들이 건전하고 자발적인 봉사활동의 습관을 갖는데 해가 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어느 시대든 대학입시제도는 학생들의 적성, 소질 그리고 능력에 따른 대학교육기회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그 기회획득 과정에서 경쟁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가정 형편상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불평등한 경쟁을 치를 여지가 있는 대학입시제도는 시급히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인적자원을 키우는 힘은 교육이며, 전문적인 인적자원을 양성하기 위해 대학 교육이 필수적인 만큼 그 선발과 관련된 대학입시제도는 나라의 미래와 직결된 제도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집필자 : 남애리)

참고자료

  • 고형일 외, 「2002학년도 이후의 입학제도 개선에 관한 연구」, 교육부, 1988.
  • 남혜영, 「우리나라 대학입시제도 변천과정에 나타난 문제점 분석 연구」, 건국대학교석사학위 논문, 2002.
  • 윤정일 외, 『한국교육정책의 탐구』, 교육과학사, 1996.
  • 한국교육개발원, 『입시위주 교육의 실상과 대책(Ⅲ)』, 한국교육개발원, 1992.
  • 한국교육과정평가원(http://www.kice.re.kr)
  • 한국대학교육협의회(http://www.kcue.or.kr)
  • 한국브리테니커(http://britannica.co.kr)
  • e-나라지표(http://www.index.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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