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15일. 더위가 물러갈 시기가 되었는데도 이상 기후로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한창이었다. 뒤늦은 무더위로 인해 전력 사용량이 갑자기 급증하면서 오후 3시를 기해 전력예비력이 안정 유지수준인 400만kW 이하로 떨어지자 전력거래소는 지역별 순환단전에 들어갔다. 당시 최저 전력예비율은 24만kW이었다. 전국적인 제한 송전 조치는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날의 제한송전은 사전에 예고 없이 이뤄져 큰 혼란이 있었다. 국민들은 냉방기가 작동되지 않아 찜통더위에 시달린 것은 물론, 엘리베이터에 갇히기도 했다. 부산 지역은 700여 개의 신호등이 일제히 꺼져 교통대란을 겪었다. 이런 사태의 일차적 원인은 전력수요량을 예측하고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이상 기후로 인해 전력 사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이상 기후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다. 2017년 7월, 아시아개발은행(ABD)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의 공동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100년까지 아시아 대부분 지역의 강수량이 지금보다 50%가 늘어 홍수 피해가 증가할 것이며, 중국 북서부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의 평균 기온은 2100년까지 섭씨 8도 가량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기온 상승으로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려 앞으로 35~40년 내에 북극곰의 3분의 1이 줄어들 것이며 2050년에는 70%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는 단지 북극곰의 생존에만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산호초가 폐사하고 북극곰도 살 수 없는 지구에서 과연 인간이 살 수 있을까.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인류의 역사보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화석연료에 있다. 화석연료는 먼 옛날 지구상에 살았던 생물의 잔해가 지각에 파묻혀 오랜 세월이 흘러 화석화되면서 만들어졌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같이 지하에 매장되어 있는 대부분의 자원이 화석연료이며 현재 인류가 이용하고 있는 에너지의 대부분이 이에 해당한다.
인류발전에 큰 역할을 한 화석연료이지만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화석연료는 지구상에서 매장 지역이 일정하지가 않아 자원이 묻혀 있는 지역이 편중되어 있다 보니 가격과 공급 면에서 항상 불안정한 요소를 갖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석유가 생산되지 않는 나라의 경우에는 몇 차례의 석유파동을 겪은 것처럼 에너지 수급에 큰 어려움을 갖게 된다. 화석연료의 두 번째 문제는 고갈의 문제이다. 이 문제는 화석연료를 갖고 있는 나라나 갖고 있지 않은 나라 전부 해당되는 문제이다. 화석연료는 한정적이라 석유는 40년, 천연가스는 65년, 석탄은 230년 후면 고갈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환경오염문제가 있다. 화석연료는 생물체의 유해로 탄소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것이 연소가 되면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이산화탄소는 온실과 같은 역할을 해 지구 표면의 열기가 지구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지구온난화를 일으킨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인류는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고갈될 염려가 없는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고 있다.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새로운 에너지가 대체에너지이다. 1970년대 초 석유파동이 일어났을 때는 석유, 석탄 등 종래 사용하던 화석연료를 대신할 에너지라 해서 대체에너지라는 말을 사용했으나 1980년대 이후에는 신재생에너지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신에너지로 수소, 연료전지, 석탄액화가스 등 3종, 재생에너지로 태양열, 태양광, 바이오에너지, 풍력, 수력, 지열, 해양, 폐기물 등 8종을 분류 지정하여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대체에너지 개발에 뛰어든 것은 1987년 「대체에너지개발촉진법」을 제정하면서부터였고 2004년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으로 개정하면서 신재생에너지의 실질적인 정착에 나섰다. 2015년 기준 3.92%인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2035년에는 11%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의 비중을 크게 늘려갈 예정이다.
태양열에너지는 가장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이다. 태양은 내부에서 핵융합을 하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태양으로부터 방사되는 열과 광에너지는 화석연료처럼 공해도 일으키지 않고 고갈될 염려도 없는 에너지원이다.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는 방법은 태양빛을 전기 생산에 이용하는 태양광 발전과 태양에너지를 집열 장치로 이용하여 난방용이나 온수용 열을 생산하는 태양열 장치로 나눌 수 있다.
공기의 운동에너지를 이용하는 방법인 풍력에너지는 주로 전기에너지를 만드는데 이용되고 있다. 자연적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풍력발전기의 날개를 회전시키며 그 날개의 회전력으로 전기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풍향이나 풍속의 변동에 따라 에너지양이 차이가 난다는 단점이 있지만, 풍력에너지는 무한정 이용이 가능한 청정에너지이다. 해상이나 육상이든 필요한 장소에 설치가 가능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바람이 많은 제주도와 대관령 등에 설치하여 이용하고 있다.
수력에너지는 흐르는 물의 운동에너지를 이용하는데 물레방아의 축에 방아를 연결하여 곡식을 찧는데 이용한 것처럼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하던 방법이다. 댐을 이용한 수력발전은 공해가 없다는 점과 시설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화력발전 다음으로 많은 에너지원을 만들어 내는 것이 원자력에너지이다. 원자력이란 우라늄과 같은 방사성 물질이 분열하면서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화석연료와 달리 이산화탄소나 아황산가스와 같은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다만,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선이 문제가 되고 있다.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에너지원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식물 쓰레기뿐만 아니라 농산품과 사료작물, 농작 폐기물과 찌꺼기, 임산 폐기물과 부스러기, 수초, 동물의 배설물, 도시 쓰레기 등을 액체나 가스 형태의 에너지로 뽑아내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의 개발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개발 비용도 많이 들고 기술적인 면에서도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환경과 미래를 생각할 때 신재생에너지의 개발은 반드시 완수해야 할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