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은 전기의 날이다. 1900년 4월 10일 종로거리에 처음으로 3개의 전등이 점화된 날을 기념하고 전기산업계의 발전에 공을 세운 유공자를 격려하고자 제정된 날이다.
그러나 종로에 밝혀진 3개의 전등이 우리나라 최초의 전등은 아니다. 이보다 3년 앞선 1887년 3월 6일 저녁 경복궁내 건청궁에서 최초의 전등이 밝혀졌다.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한지 8년 만에 우리나라에 근대 선진문물인 전구가 밝혀진 것이다. 전구를 밝히기 위해서 향원정에 설치된 발전기는 당시 동양에서 가장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16촉 광열등 750개를 점등할 수 있는 규모였다. 그 다음해인 1898년 1월 전력회사인 한성전기회사가 설립되었고, 1899년에는 서울 흥화문에서 동대문간의 전차가 개통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 종로에 가로등이 설치된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우리나라의 전기의 역사는 그 후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점차 발전했다.
광복과 함께 분단을 맞은 남한은 전력공급에 큰 차질이 발생했다. 80%에 이르는 대부분의 전력생산 시설이 북쪽에 있었기 때문이다. 미군정은 급하게 남한의 발전소를 정비하는 한편, 1947년「전기소비법」을 제정하여 절전운동을 전개했지만, 1948년 북한 측의 단전으로 극심한 전력난을 피할 수 없었다. 정부수립 이후 1949년 준공된 ‘목포중유발전소’가 전력난 해소에 다소 기여하였다. 그러나 6.25전쟁으로 다시 발전시설의 20%가 파괴되어 최악의 전력난을 가져왔으나, 화천수력발전소가 수복됨으로써 전후 전력공급에 큰 도움이 되었다. 전후 복구사업으로 1956년에서 1957년 사이에 당인리3호기·괴산수력·마산화력·삼척화력·화천수력발전소 등이 준공되어 전력난이 완화되었다. 1961년 7월 1일에는 기존의 전기사업체 3사가 통합되어 ‘한국전력주식회사’가 창립되었다.
- 한국전력주식회사법(1961)
한국전력주식회사 설립 당시에도 전력의 부족현상은 심각한 지경이었으나 곧이어 시작되는 경제개발 5개년계획으로 부산화력·화천수력·춘천수력·섬진강수력 발전소가 준공되었고, 구 영월화력발전소의 복구로 1966년 말에는 설비용량이 2배 가량 증가했다. 그 사이 1964년 4월 1일을 기하여 전력부족으로 인한 제한송전이 해제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고도성장으로 전력수요는 매년 30%씩 증가하여 1967년 하반기에서 1968년 상반기까지 일시적으로 다시 제한송전이 실시되기도 하였다.
- 해방 후 최대 출력(1964)
- 전기의 발전(1967)
1970년대 들어서면서 더욱 늘어난 전력시설은 공급과잉 현상이 초래되기도 했지만, 국내 수출업체의 급격한 성장으로 예비율이 3.9%까지 떨어져 일부 제한송전이 실시되기도 하였다. 1973년에는 발전연료의 다양화와 시설의 대용량화로 정책이 전환되고, 1979년 3월 우리나라 전역을 연결하는 154㎸ 대환상선이 준공되고, 10월에는 여수화력과 신옥천변전소를 연결하는 189.3㎞ 345㎸의 송전선이 개통되었다.
- 놀라운 전력개발(1969)
한국전력주식회사는 경영여건의 악화로 5년간 민간주를 매입하여 1982년 1월 ‘한국전력공사’로 재발족하게 되었다. 그리고 같은 해 천연우라늄을 연료로 하는 중수로형 원전인 월성1호기가 준공되었다. 1985년 고리원자력 3호기, 1986년 고리 4호기, 영광 1호기가 준공됨으로써 발전설비는 1961년 보다 49배나 증가한 1806만㎾에 이르렀다. 1989년 말 발전설비는 2000만㎾를 돌파했으며, 원자력 발전량이 총발전량의 50.1％를 기록하여 본격적인 원자력 발전시대에 돌입하였다. 1950년대 수력발전에 의존하던 전력사업이 유연탄, 천연가스 등 연료의 다양화를 거쳐 원자력발전의 비중이 커진 것이다.
- 김연희, 『고종시대 근대 통신망 구축 사업』,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6.
- 네이버 지식백과 (http://terms.naver.com)
- 이봉희, 「경복궁의 전등사업」, 『전기설비』 제30권,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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