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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하면서도 특별한 한국전통공연장

서울특별시 중구 정동길 43번지에 위치한 정동극장은 서울시청 앞에서 덕수궁 돌담을 따라 가다 보면 오른쪽에 있다.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주변의 개화기 건물들과도 잘 어울리는 정동극장은 우리 전통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예술극장이다.

정동극장은 한국 최초의 근대식 극장 ‘원각사’를 복원한다는 역사적 사명을 가지고 탄생한 극장으로 전통문화의 보존·계승발전 및 공연예술 진흥사업에 기여할 것을 목표로, 1995년 6월 17일 국립중앙극장의 분관으로 개관했다. 2001년 문화관광부 전문예술법인으로 지정된 후, 2008년 6월 재단법인 명동·정동극장으로 통합 운영되다가, 2015년 4월 재단법인 정동극장으로 명동예술극장과 분리되었다.

정동극장준공식 정동극장준공식 정동극장준공식 정동극장준공식
정동극장준공식(1998)

정동극장은 20년 넘는 세월 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예술무대를 열어왔다.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한국적인 것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들려주기 위해, 전통예술공연을 무용·풍물·기악연주·소리의 4종류로 나누어 궁중음악과 민속음악 모두를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러한 상설공연 ‘전통예술무대’는 2007년 100만 명 관람객을 돌파했고, 전통예술의 명인들을 초대한 ‘명인전(名人展)’, 전도유망한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아트 프론티어’ 등의 공연도 주목을 받았다. 또한 ‘정오의 예술무대’를 열어 예술 마니아층에서 일반 관객까지 편안하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왔다.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하루 동안의 문화여행’이라는 문화특활프로그램 역시 인기를 끌었다.

2008년에는 'MISO: 미소' 브랜드를 론칭하여 옴니버스 형식의 전통공연을 선보이다가, 2009년 창작무용극 '춘향연가'를 상설 공연하면서 국내외 인지도를 높였다. 2014년에는 조선 후기 고전소설 『배비장전』을 우리 몸짓·소리·놀이·장단 등 전통의 표현양식으로 풀어낸 ‘MISO: 미소'의 두 번째 작품 '배비장전’으로 중국 무대에까지 진출해 호평을 받았다.

  • 정동극장 기공식
  • 정동극장 기공식
    (1993)
  • 김영삼 대통령 내외분 정동극장 개관식 참석
  • 김영삼 대통령 내외분 정동극장 개관식 참석
    (1995)

100년 전 원각사의 ‘은세계’를 복원해 무대에 올려

원각사는 판소리·민속무용 등 전통의 연희를 주로 공연하였고, 때로 판소리를 분창(分唱)하여 창극을 만들기도 하였다. 전속단체도 있었는데, 김창환 등 남자명창 40명과 여자배우 24명 등 64명의 배우를 두었다. 당대 최고의 국창(國唱)인 이동백 단장은 새로운 것을 원하는 시대 추세에 따라 창작창극을 시도하였다. 1908년 11월, 이인직의 ‘은세계(銀世界)’를 ‘신연극’이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올리면서 원각사는 신극의 요람이 됐다.

정동극장은 1995년 탄생 당시 ‘원각사’를 복원한 연극·국악공연장으로 출발했다. 한국연극 100주년이 된 2008년 10월, 정동극장은 손진책 연출, 배삼식 각색의 새로운 ‘은세계’를 무대에 올렸다. 이인직의 신소설 『은세계』 중에 친일 내용이 있는 후반부는 바꿨고, 100년의 시간을 넘나드는 구성이었다. 한 축은 1908년 원각사에서 ‘은세계’ 공연을 준비하는 당대 광대들의 이야기였고 다른 한 축은 그것을 쓴 이인직의 삶과 행적을 그렸다. 공연 안에 삽입된 1908년 희곡 ‘은세계’는 극중극 형식으로 삽입되어, 이인직이 직면했던 당시의 현실과 지금의 현실을 대비했다. 당시의 ‘은세계’가 창극 형태로 작품 안에서 상연되는 특징을 살리기 위해, 왕기석·한승석 등 우리 시대의 명창들이 당대 명창인 김창환·이동백의 역할을 맡았다.

정동극장의 ‘은세계’는 장식적인 효과를 최대한 배제한 무대로, 당시 원각사의 공연장 형태로 남아 있는 원뿔형의 극장 모양을 주축으로 공연장 밖과 안의 이미지를 재연하여, 100년만의 ‘은세계’ 부활 공연을 성공리에 마쳤다.

  • 전통춤 공연
  • 전통춤 공연(1996)
  • 전통춤 공연
  • 전통춤 공연(1996)
  • 정동극장
  • 정동극장(2003)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정동극장 경주

정동극장은 지역문화발전과 문화관광활성화를 위해 2011년 세계문화유산도시 경주시와 MOU를 체결하였다. 2017년 현재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문화센터에서는 경주브랜드공연 2017 '바실라'가 상설공연 되고 있는데, ‘정동극장 경주사업소’를 개설한 2011년에 첫 작품 ‘신국의 땅, 신라’를 제작한 후 전통상설공연 시대를 열었다. 그동안 ‘찬기파랑가’, ‘바실라’ 등을 무대에 올려, 2016년까지 상설공연 횟수 1,350여 회, 누적관객 수 25만 명을 돌파하며 경주지역의 문화 발전과 문화 관광을 활성화한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2016년 5월과 9월에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에서 ‘정동 시티프로젝트 in 경주’가 개최되어 젊은이들이 음악과 지역의 다양한 문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만들었으며, 이외에도 고3 수험생들을 위한 강연시리즈 ‘정동 토크 in 경주’, 경주 시민을 위한 ‘정동 댄스 with 경주’ 등을 개최하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정동극장은 국민대통합위 선정 ‘국민통합 우수 문화콘텐츠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전통을 잇고, 동시대를 담아내는 정동극장

정동극장은 국내 최초로 레퍼토리 극장을 선언했다. 레퍼토리 극장이란 시즌별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그 기간에는 늘 같은 공연을 볼 수 있는 극장을 말하는데, 이탈리아 라스칼라극장에 가면 언제나 오페라를 볼 수 있고, 동경의 가부키극장에선 항상 가부키를 관람할 수 있듯이, 정동극장에서는 한국전통무대를 늘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겨냥한 전통예술무대는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아, 정동극장의 관객 70% 정도가 외국인이다. 각 공연마다 외국인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영어, 일어 해설 자막을 제공하며, 공연 전에는 직원들이 한복을 입고 극장 안내를 맡는다. 그동안 정동극장을 12번 찾은 외국인도 있을 정도라고 한다. 도심 속 아늑한 쉼표인 동시에, 전통 무대가 활발하게 살아 숨 쉬는 정동극장은 한국 전통공연의 메카로 성장해 갈 것이다.

(집필자 : 남애리)

참고자료

  • 『정동극장 이야기(작지만 큰극장)』, 도서출판마루, 2000.3.11.
  • 중앙일보, 「정동극장 10년간 상설레퍼토리 연극 '오구'」, 1998.5.22.
  • 조선일보, 「100년만의 ‘銀세계’ 정동극장, 내년 한국 연극 100주년 맞아 복원 공연」, 2007.7.19.
  • 조선일보, 「조선일보에 비친 '신문화의 탄생'」, 2012.2.13.
  • 뉴시스, 「정동극장 '배비장전', 해외에서도 통했다…중국 사로잡은 미소」, 2014.6.13.
  • CBN뉴스, 「정동극장 경주사업소 ˝지역문화 활성화의 새로운 해법 제시˝」, 2017.1.12.
  • 헤럴드경제, 「정동극장, 바실라 오픈 기념 '벚꽃 이벤트' 진행」, 2017.3.30.
  • 정동극장 (https://www.jeongdong.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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