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경복궁(지금의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은 1973년 소장 기능을 높이고 보다 넓은 전시공간을 갖기 위해 덕수궁으로 옮겼다가 1986년 8월 경기도 과천으로 미술관을 신축·이전했다. 이후 1998년 덕수궁관, 2013년 서울관을 차례로 개관하였고, 2018년 청주관이 개관되면 총 4개관이 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본관으로 불리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의 호수주변에 자리 잡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총 면적 7만 3,360㎡(2만 2,230평), 건물 연면적 3만 4,990㎡(1만 600평)에 3만 3,000㎡(1만평)의 야외 조각장이 있는 국제적 규모의 시설이다.
과천관은 자연미와 인공미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설계자인 건축가 김태수는 화강석을 이용해 전통과 현대적인 감각을 동시에 표현하고자 하였다. 과천관 디자인에는 한국의 성곽과 봉화대의 전통양식이 투영되어 있고, 봉화대형 램프코어를 중심으로 동편에는 3개 층, 서편에는 2개 층이 있으며 기획전으로 구성되는 1층의 1, 2전시실을 비롯하여 건축, 공예, 사진, 회화, 조각, 미디어 등 8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미술관 로비에 위치한 어린이미술관은 교육 목적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고, 미술 아카이브의 체계적인 수집·정리·보존활용을 위한 미술연구센터를 갖추고 있다.
1910년대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다다익선’을 비롯하여 총 4천점이 넘는 근·현대의 미술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우리나라 미술문화의 흐름과 최근 세계 현대미술의 다양한 동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서울대공원의 서울동물원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대공원 내에서 운행하는 코끼리열차를 타거나 대공원 동편에 있는 스카이리프트를 이용할 수 있고 대공원역에서 미술관으로 직행하는 셔틀버스로도 갈 수 있다.
1998년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으로 개관한 서울 중구 세종대로의 덕수궁관 가는 길은 미술 뿐 아니라 조선시대 궁궐과 그 안에 자리한 옛 건축물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역사 산책길이다. 덕수궁 대한문을 지나 조금 걷다보면 정면에 6개의 석조 기둥이 좌우대칭을 이룬 근대 건축물인 석조전이 나온다.
미술관은 석조전 옆에 별관으로 지어진 것으로 1936년 착공하여 1938년에 준공하였다. 원래 왕가(王家)의 미술관으로 사용되다가, 한국전쟁 때 훼손된 것을 1953년 수리해 지금의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으로 개관했다. 전시실은 중앙홀 양옆으로 마주보고 있으며 1층에는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 2층에는 제3전시실과 제4전시실이 있는 구조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은 주로 190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의 한국과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의 근대미술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근대미술 전문 기관으로, 근대미술의 형성과 전개과정을 체계화하고 근대미술에 나타난 미의식과 역사관을 정립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근대미술의 조사·연구와 기획전 및 소장품 전시, 각종 교육 프로그램의 운영, 학술 활동과 출판, 근대미술 관련정보의 국제적 교류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3년 11월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경복궁의 동문인 건춘문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다. 원래 조선시대 소격서, 종친부, 규장각, 사간원이 있던 자리이며, 한국 전쟁 후에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 국군수도통합병원, 국군기무사령부 등이 위치했던 곳으로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유래가 담겨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무형의 미술관', '일상 속의 미술관', '친환경 미술관'을 지향하고 있으며, 건물 내외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다층적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동시대 현대미술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미술관으로 전시실을 비롯하여 디지털정보실, 멀티미디어홀, 영화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복합예술문화센터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내부의 8개 전시실 역시 관람객의 동선을 자유로이 열어두어 공간을 탐험하듯 돌아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으로 충청북도 청주시 내덕동 옛 연초제조창 부지에 청주관 ‘샤울라거’가 들어선다. 2012년 청주시와 MOU를 맺어, 2018년 12월 완공 예정에 있는 국립미술품 수장·보존센터(가칭)는 65년 역사의 담배공장 내 약 20,000㎡(6천 평)의 부지에 건립 중으로 2만여 점의 작품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이다. ‘샤울라거(schaulager)’는 독일어로 ‘보는 창고’ 또는 ‘보는 전시형 수장고’라는 뜻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유럽에서는 이미 보편화되었으며, 대부분 일급보안지역인 수장고를 전시형 공간으로 개방하여 일반인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신개념 미술관이다.
청주관은 수장고, 전시관, 교육공간, 조각공원, 편의시설 등을 갖추고, 향후 수준 높은 미술품의 전시·대여는 물론 작품 수복·보전, 아카데미 운영과 지역 학교연계 미술교육,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레지던스 공간 제공 등 다양한 운영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수장형 미술관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 청주공항과 연계하여 일본, 중국 등의 유명 미술품 보관·수복 프로그램도 운영해 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청주관이 개관되면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관, 덕수궁관, 서울관 그리고 청주관 4관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