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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움을 나누는 우리의 명절

달의 의미

해마다 농사력에 맞추어 관례처럼 행해지는 행사를 세시풍속이라고 한다. 세시풍속 중 거의 절반 정도가 정월 한 달에 몰려 있고 그 중 대보름날과 관련된 것이 4분의 1이 넘을 정도로 대보름날의 세시풍속은 풍부하다.

  • 정월대보름 민속놀이 축제의 모인 시민들
  • 정월대보름 민속놀이 축제의 모인 시민들
    (1989)
  • 정월대보름 놀이마당 널뛰는 부녀자
  • 정월대보름 놀이마당 널뛰는 부녀자
    (1990)
  • 정월대보름 창던지기
  • 정월대보름 창던지기
    (1990)

이렇게 세시풍속이 몰려있는 이유는 우리 민족이 정월대보름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며 그 이유는 달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처럼 달의 움직임을 표준으로 음력을 사용했던 사회에서는 달의 움직임에 따라 어느 시기에 무엇을 해야 할지가 정해지기 때문에 달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둥글게 가득 찬 보름달을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생각했고 둥근 보름달을 향해 우리네 삶도 풍요로워지기를 빌었다. 정월 대보름은 새로운 해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보름날이니 더 특별하게 여길 수밖에 없었다.

정월대보름의 민속놀이와 풍속

정월대보름날 전국 곳곳에서는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며 갖가지 민속놀이와 풍속을 즐겼다. 대표적인 것이 마을 제사 지내기, 달맞이 소원 빌기, 더위팔기, 다리 밟기,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줄다리기 등이다.

동제(洞祭)를 지내면서 마을의 수호신에게 온 마을 사람들이 질병이나 재앙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빌었고, 농사나 고기를 잡는 일이 잘되도록 빌었다. 동제는 마을 사람들이 하나로 화합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었다.

  • 정월대보름 횃불 들고 강강술래
  • 정월대보름 횃불 들고 강강술래
    (1990)
  •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1993)
  • 정월대보름 제례
  • 정월대보름 제례
    (1995)

줄다리기는 편싸움의 대표 종목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는 놀이 중 하나였다. 두 패로 갈라 짚으로 만든 동아줄을 서로 당겨 자기 편 쪽으로 끌어오면 이기는 놀이로 이긴 편은 그 해 풍년이 들고 무병, 무재하다고 믿었다. 옛날부터 인접한 마을끼리 행사를 벌였으며 힘을 보탤 수 있는 주민들은 거의 다 참가하였기 때문에 마을 주민의 협동과 단결을 이룰 수 있었다.

횃불싸움은 정월 열 나흗날 밤에 아이들이 자기 마을의 논두렁을 태우는 쥐불놀이에서 시작한다. 보통 대보름을 며칠 앞두고 홰를 만들고 이것을 대보름날 밤에 밖으로 가지고 나가 불을 붙여 두 손으로 돌려대고 쥐불을 놓으면서 논다. 쥐불이 한창 무르익으면 이웃 마을과의 경계에서 하게 되는데 이때 서로 경쟁하다가 횃불싸움으로 발전한다. 횃불을 뺏기거나 꺼지거나 후퇴하는 편이 지게 된다.

대보름 대보름 대보름 대보름 대보름
[대한뉴스 제1371호] 대보름(1982)

정월대보름날 밤에 다리를 밟으면 다리가 튼튼해진다고 해서 행해진 다리밟기는 남녀노소, 상하귀천을 가리지 않고 전국적으로 행해졌다. 고려시대 ‘정월대보름날 남녀가 쌍쌍이 짝을 지어 밤새도록 다녀 거리가 혼잡하였다’는 기록을 통해 이미 고려시대부터 다리밟기가 성행했음을 알 수 있다.

정월대보름의 풍습 중 여자들이 자유롭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놋다리밟기였다. 허리를 구부리고 앞사람의 허리를 잡고 지은 열 위를 미리 선발된 공주가 양쪽 시녀의 부축을 받아 노래에 맞춰서 걸어간다.

이밖에도 정월 열 나흗날 저녁에 잘 사는 집 대문 안의 흙을 훔쳐다가 자기 집 부뚜막에 바르는 ‘복토움치기’, 보름 전날 밤 닭 울기를 기다려서 누가 먼저 뜨기 전에 정화수를 길어오는 ‘용알뜨기’, 짚이나 솔잎, 나무들을 모아서 달집을 만들고 달이 뜨기를 기다려 그것을 태워 마을의 악귀를 쫓는 ‘달집태우기’, 대보름날 아침 처음 만나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 한해의 더위를 파는 ‘더위팔기’ 등의 풍습이 있다.

정월대보름의 먹을거리

정월대보름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만들어 먹는 전통음식이 있다. 귀밝이술, 오곡밥, 나물과 복쌈, 부럼깨기, 약밥 등이다. 귀밝이술은 일년의 길흉과 관계가 있었기에 대보름에 쓸 술은 그 전 해 가을에 추수가 끝나면 좋은 쌀로 빚어두었다. 그리고 그것을 정월대보름날 아침에 데우지 않고 차게 마셨다.

  • 대보름맞이 땅콩
  • 대보름맞이 땅콩
    (1990)
  • 정월대보름 복조리 만들기
  • 정월대보름 복조리 만들기
    (2004)
  • 정월대보름 시장 스케치
  • 정월대보름 시장 스케치
    (2005)

또한, 정월 대보름날을 전후해서 약밥을 먹었다. 찹쌀을 찌고 대추, 밤, 기름, 꿀, 간장을 섞어서 함께 찌고 잣을 박은 것을 약밥이라고 한다. 당시 서민들은 잣, 대추, 밤 등을 쉽게 구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어서 이를 대신해 오곡밥을 지어먹었다. 오곡밥은 쌀, 조, 수수, 팥, 콩 등 다섯 가지 곡식을 섞어 지은 밥으로 풍년을 기원한다고 해서 ‘농사밥’, 대보름 즈음에 먹는다 해서 ‘보름밥’이라고도 했다. 특히 대보름날 다른 성(姓)을 가진 세 집 이상의 밥을 먹어야 그 해의 운이 좋아진다고 하여 여러 집을 돌아다니며 오곡밥을 서로 나누어 먹었다. 또 오곡밥은 하루에 아홉 번 밥을 먹어야 좋다고 하여 여러 차례 나누어 먹기도 하였다. 이렇게 여러 번 먹는 풍속은 한 해 동안 부지런하게 일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오곡밥과 함께 9가지의 나물반찬도 같이 먹었다. 보통 호박고지, 무고지, 가지나물, 버섯, 고사리 등을 여름에 말려두었다가 정월대보름에 나물로 무쳐 먹으면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한다. 지역에 따라 나물의 종류가 달라지지만 이렇게 나물을 먹는 이유는 한겨울에 부족했던 식이섬유와 무기질을 섭취함으로써 건강을 챙기자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정월대보름 풍속으로는 부럼깨기도 있다. 대보름날 이른 아침에 날밤, 호두, 은행, 잣, 땅콩과 같은 견과류를 어금니로 깨무는 풍속인 부럼깨기는 한 해 동안의 각종 부스럼을 예방하고 치아를 튼튼하게 하려는 뜻에서 행해졌다.

정월 대보름에 행해졌던 놀이나 절식(節食)에는 오랜 전통과 여러 이야기뿐만 아니라 농업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풍습 그리고 건강을 챙기려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집필자 : 황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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