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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등록금에서부터 여행경비까지 내 힘으로

최고 인기는 가정교사 아르바이트

“자꾸 가기를 꺼리는 그를 억지로 끌고 이번에도 준이 그와 신문사 광고부까지 같이 가주었다. <S대학 영문과 장학생 초중고생 책임지도> 이번에도 광고용 원고지간을 그런 식으로 메우고 80원을 내었다” 김용운의 소설 『토정비결』에 나오는 내용으로 작품 속 인물인 대섭이 낸 구직광고는 가정교사 아르바이트다. 특별한 기술이나 재능이 없어도 대학생이라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너나 할 것 없이 가정교사 아르바이트를 얻으려고 애썼다. 소설이 나올 때가 1964년도 였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대학 등록금이 가정 경제에 큰 부담이었기에 기회가 된다면 누구나 가정교사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 했다.

아르바이트는 우리말이 아니라 한국어식 낱말로 원래 ‘일, 노동’ 등을 뜻하는 독일어 아르바이트(Arbeit)라는 용어에서 유래된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짧게 줄여 ‘알바’라는 말을 더 많이 쓴다. 최근에는 직장인이나 주부 등이 수입을 얻기 위해 본업 이외에 부업으로 단기, 시간제 근무, 임시 등의 형태로 하는 일도 아르바이트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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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뉴스 제1657호] 대학생 아르바이트(1987)

아르바이트의 역사

학생 아르바이트라는 용어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상황이 어려웠던 혼란기였다.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을 주도적으로 일으켰던 나라로서 전쟁 직후 당면한 경제적 빈곤이 엄청났기 때문에 당시 학생들은 학업을 계속하지 못하고 휴학하거나 퇴학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독일 정부에서는 학생들의 학업중단을 방지하고 학생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아르바이트를 알선해 주었다. 이러한 독일 정부의 활동과 비슷한 정책이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우리나라에 설립된 최초의 근대식 남자 중등 사학기관인 배재학당에서는 학생들에게 자립심을 키워주고 근로의 소중함을 알 수 있게 하기 위해 학생자조정책을 펼쳤는데 그 일환으로 1888년에 학교 내에 자조부(自助部)를 설치하였다. 자조부는 학비가 없어 학업을 지속할 수 없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 내에 일자리를 만들어 스스로 학비를 벌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1930년대 이전까지 학생들이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흔적을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배재학당 자조부는 기록상 존재하는 학생 아르바이트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아르바이트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경제 성장이 본격화된 1970년대부터였다. 당시에도 여러 아르바이트가 있었지만 유독 인기가 많았던 것은 가정교사 아르바이트다. 특히 학생의 집에 입주해 숙식을 해결하며 교육을 담당하는 대학생 입주과외는 인기가 많았다. 입주과외 아르바이트는 비싼 하숙비 걱정도 덜고, 등록금까지 마련할 수 있어서 지방출신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아르바이트였다. 이처럼 인기가 높았던 가정교사 아르바이트는 1980년대 정부가 사교육을 금지시키며 불법 아르바이트가 되고 말았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일하며 스스로 학비를 마련하는 이른바 고학생들이 많았다. 더군다나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의 경우 하숙비와 생활비 마련이 절실했기 때문에 가정교사 대신 공사장 아르바이트를 찾기도 하였다.

하계방학중 대학생아르바이트 상황 하계방학중 대학생아르바이트 상황 하계방학중 대학생아르바이트 상황 하계방학중 대학생아르바이트 상황 하계방학중 대학생아르바이트 상황
[대한뉴스 제1811호] 하계방학중 대학생아르바이트 상황(1990)

고도경제 성장기를 거치면서 노동력 부족, 서비스 산업의 발달, 여가 시간의 증대, 대학의 대중화 등으로 인해 아르바이트는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늘어났다. 1980년대 들어 음식점, 호프집 서빙이 새로운 아르바이트로 등장했으며, 정부의 사교육 금지 정책이 막을 내린 1989년부터는 대학생 가정교사 아르바이트도 다시 시작됐다. 대학생 가정교사 아르바이트의 수요가 계속 이어지자 최근에는 아르바이트를 알선해 주는 전문 업체들도 생겨났다.

학생 아르바이트의 경우 주로 방학을 이용하지만 평일에도 시간을 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도 많다. 주로 주유소, 24시간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카페, 음식점 등 비교적 잘 알려지고 흔한 아르바이트도 있지만 세태를 반영하는 아르바이트도 많다. 독신가정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사람이 늘면서 심부름을 대신해주는 아르바이트, 결혼식 하객, 술친구, 애인 등의 역할을 대행해주는 대행 아르바이트, 자명종으로는 쉽게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대신 깨워주는 모닝콜 아르바이트 등 아르바이트는 사회 상황에 따라 다양화 되었다.

아르바이트의 폭이 넓어지고 직종도 다양해지는 것은 우리 사회의 구조가 복잡해지고 서구적인 직업의식이 파급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을 벌고 용돈을 마련하는 단순한 아르바이트의 의미를 벗어나 학교생활에서 배울 수 없는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찾아보자는 것도 학생들이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찾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또한 요즘은 취업을 위해서 다양한 경력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번역 아르바이트 등과 같이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분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많다.

노동시장의 변화로 인해 아르바이트 시장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임시직과 시간제 근로 같은 비정규직 일자리가 증가하고 정규직 취업이 어려워지는 한편 평생직장이라는 문화가 점차 사라지면서 아르바이트를 찾는 계층은 학생뿐만 아니라 주부, 직장인 등으로 다양해졌다.

아르바이트의 연령과 임금

비정규직인 아르바이트도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로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며 월 60시간 이상 근무자라면 고용보험의 적용을 받게 된다. 15세 미만인 자는 고용을 금지시키고 있지만, 만13세에서 15세의 청소년들은 고용노동센터 등에서 취직 인허증을 받은 뒤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 15세 이상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근로시간은 1일 7시간, 1주 40시간을 넘기면 안 된다. 야간과 휴일 근무 역시 지방고용 노동관청에서 허락받지 않은 상황에서는 일을 할 수 없다.

청소년 아르바이트 설문조사 결과보고 청소년 아르바이트 설문조사 결과보고 청소년 아르바이트 설문조사 결과보고
청소년 아르바이트 설문조사 결과보고(2002)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최저임금이다. 최저임금은 고용노동부 소속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심의하고 의결한다. 2018년 적용 최저임금은 시급 7,530원으로 의결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최저임금 시급은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청소년 아르바이트 경우에는 더 그렇다. 임금 체불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고용노동부 종합상담센터 1350으로 문의하거나 알바노조, 민주노총 등에서 노동인권을 상담하면 된다.

(집필자 : 황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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