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人權, human fight)은 인간의 타고난 권리로, 모든 개인이 인간 존재의 보편적 가치로서 동등하게 갖는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말한다. 인권은 1215년 영국의 마그나타르타, 1689년 권리장전, 1776년 미국의 독립선언, 1789년 프랑스의 인권선언 등을 통해 정의와 보장이 확대, 강화되었다. 20세기 후반 세계인권선언을 출발점으로 국제법상으로도 보편적인 권리로서 보장되었으며 ‘인권’이라는 용어도 널리 이용되었다.
‘세계인권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世界人權宣言)’은 1948년 12월 10일 제3차 국제연합총회에서 채택되었는데, 제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전 세계에 만연하였던 인권침해 사태에 대한 인류의 반성을 촉구하고 모든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유엔 헌장의 취지를 구체화한 것이다. 1950년 제5회 UN 총회에서 12월 10일을 ‘세계인권선언일’로 선포한 뒤 이날을 기념하고 있으며, 그 전후를 인권주간으로 정하여 기념행사가 진행된다.
6.25전쟁을 겪고 있던 우리나라에서도 제1회 인권선언기념식을 계획하였으나 '중공군'의 참전으로 무기한 연기되었다. 휴전 이후 1953년 12월 10일, 정부당국과 관련 기관들이 공동주최하여 기념식을 거행하였으며, 인권옹호강조주간 동안 강연회, 웅변대회, 논문·작문·표어 현상모집, 계몽좌담회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였다.
1987년 6월항쟁 이전까지 인권은 ‘경제개발’, ‘국가안보’라는 명분에 의해서 외면되었다. 국민들에게 경제개발을 지상과제로 내세워 독재를 정당화하고, 인권과 민주주의의 보장은 경제개발 이후의 문제라는 정책을 선명히 했다. 특히 ‘국가안보’는 1972년 유신체제 하에서 더욱 정권연장에 악용되어 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시켰다. 계엄과 정보공작을 통해 국가를 운영함으로써 국민의 인권은 폭력적으로 유린되었으며 식민지 시대의「치안유지법」에 명시된 전향제도나 예방구금제도가「사회안전법」,「보안관찰법」및「법무부령」등으로 이어지면서 양심·사상의 자유가 크게 훼손되었다.
1987년 1월 14일 박종철 군 고문치사사건으로 전 국민의 공분이 크게 일어나면서 영장 없는 강제동행(연행) 등 인권문제에 대한 각계각층의 관심도 증폭되었다. 이에 전두환 정부는 이를 무마하고자 1987년 2월 25일 ‘인권보호특별위원회’를 국무총리 직속기구로 신설하여 국민의 인권보호와 관련되는 각종 법령과 현행 제도 전반에 관해 조사・연구하고 인권보호를 위한 종합적인 정책을 심의토록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인권탄압 문제는 지속되었는데, 직선제 개헌으로 선출된 노태우 정부에서는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사건, 이철규 의문사 사건 등 국민탄압과 언론 장악, 간첩조작 등의 인권문제가 발생하였다.
1990년대 후반부터 우리나라 인권정책에 대한 본격적인 변화가 나타났고, 정부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였다. 1999년 2월 28일「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다. 이는 남녀차별 금지에 대한 최초의 구체적 입법으로서 성 차별로 인한 불이익을 방지하고 이를 구제하기 위한 법률이다. 이후 2001년 1월 여성의 인권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여성부를 신설하였다. 같은 해 5월에는「국가인권위원회법」을 제정하였으며, 11월 25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설립되었다.
현재 인권보호는 과거 군사독재 시기의 기본적 인권보호에서 한 걸음 나아가 사회에 존재하는 각종 차별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차별금지법’은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성적지향성,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언어 등을 이유로 고용, 교육기관의 교육 및 직업훈련 등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법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포괄적 개념의 차별금지법을 2007년, 2010년, 2012년 등 3차례에 걸쳐 입법을 시도하였으나 무위에 그쳤다. 대신 개별적 차별금지법으로 제정되었는데, 앞서 언급한「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1999)을 시작으로, 2007년「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장애인차별금지법」), 2009년「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연령차별금지법」)이 있다.
「남녀차별금지법」은 2005년 여성부가 여성가족부로 명칭이 바뀌면서 ‘남녀차별의 금지·구제’에 관한 업무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수행하게 되면서 폐지되었다.「장애인차별금지법」은 2008년 4월 11일부터 시행되었는데,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하는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은 사람의 권익을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써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한다.「연령차별금지법」은 2009년 3월 22일 시행되었는데, 1991년에 제정되었던 「고령자고용촉진법」을 개정한 것이다. 근로자의 모집, 승진, 해고, 퇴직, 전보 시에 연령을 제한할 수 없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