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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와 함께 흐르다, 한강 한강 개발

작가 조정래는 6.25전쟁 이후 현대에 이르는 우리나라 역사의 격동기를『한강』이란 제목으로 써내려갔다. 그렇게 한강은 우리의 변화를 묵묵히 지켜보며, 때론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대변하기도 하였다.

한강의 옛 모습

한강(漢江)은 길이 514㎞, 유역면적은 34,402㎢에 달한다. 강원도 태백시 창죽동의 검룡소(儉龍沼)에서 발원하여 한반도 중부를 가로지르며, 우리나라 강 중 가장 넓은 유역 면적을 가지고 있다. 1986년에도 ‘한강연안 종합정비계획’에 한강이 압록강, 낙동강, 두만강 다음으로 긴 강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한강연안종합정비계획 참고 이미지
한강연안종합정비계획(1986)

과거엔 아리물 또는 아리수, 아리가람이라고 불렸던 한강에 개발바람이 분 건 1967년 무렵이었다. 서울 시민들이 봄과 가을에는 낚시를 하고, 여름에는 물놀이를 즐기고, 겨울이면 썰매를 지칠 수 있던 한강이었지만, 늘 좋은 추억만 있는 곳은 아니었다.

1966년 당시 신문기사에 따르면, 서울의 인구는 늘어만 가고, 주택난은 심각해져 가는 상황에서 한강 하천에 있는 무허가 판자집이 매년 수해를 자초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에 한강에 제방을 쌓아 택지를 개발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1968년 여의도를 한강구(區)로 개발하기 위한 서울시의 계획이 발표되고, 여의도 제방을 쌓는 데 필요한 잡석 채취와 한강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밤섬을 폭파, 해체하였다.

88 서울올림픽, 한강의 모습을 바꾸다

한강종합개발사업이란 이름으로 한강이 새로운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1981년 9월 ‘88 서울올림픽대회’ 유치가 결정된 이후이다. 그로부터 한 달 뒤, 10월 23일 전두환 대통령은 “서울 지역 내 한강의 골재와 고수부지(현재 ’둔치’로 순화되어 사용되고 있음) 활용방안을 검토할 것”이란 지시를 내린다. 이에 ‘한강종합 개발계획’이 수립되었다. 한강의 하천공간을 다목적으로 이용, 개발하기 위해 시작된 한강 개발사업은 1982년 9월 첫 삽을 들었다. 총 사업비 9,650억 원이 투입된 이 대규모 공사는 ‘86 서울아시아경기대회를 2주 정도 남긴 1986년 9월 10일에 준공되었다. 4년 만에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한강은 다시 시민의 품에 돌아왔다. 이때 올림픽대로가 건설되었고, 유람선과 수상 레저·스포츠 시설 등을 즐길 수 있는 고수부지가 만들어졌다.

당시 오염이 심각했던 한강의 수질을 정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으며 하수처리시설을 조성하는 데만 5,427억 원의 공사비가 투입되었다. 또한 상류와 하류에 각각 수량을 조절하는 수중보를 설치했는데 이는 계절에 관계없이 수로에 항상 물이 꽉 차서 흐르도록 하려는 조치였다. 그 결과, 강물의 흐름이 일정해 하천의 경관은 아름다워졌다. 이와 동시에 수상교통을 개발, 유람선을 타고 한강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기회도 생겼다.

서울·한강·김포 항공촬영 참고 이미지
서울·한강·김포 항공촬영(1958)
한강종합개발 기공식 참고 이미지
한강종합개발 기공식(1982)
한강종합개발준공행사 참고 이미지
한강종합개발준공행사(1986)
한강종합개발 참고 이미지
한강종합개발(1985)

나루터가 있던 역사를 되살려 행주, 양화, 여의도, 한강대교, 한남대교 등에 선착장을 설치했다. 한강변 양쪽에는 13개 지구의 총 694만㎡의 고수부지가 만들어졌으며, 한강변을 달리던 도로 역시 달라졌다. 기존 강남도로를 4차선에서 8차선으로 확장하고, 성산대교에서 행주대교에 이르는 10Km의 물길에 제방을 쌓아 그 위에 6차선 도로를 만들어, 그 이름을 ‘올림픽대로’라 지었다. 그렇게 5개의 교량, 11개의 인터체인지(현재는 나들목으로 순화되어 사용), 8개의 지하차도, 11개의 지하보도가 포함된 36Km의 도시고속도로가 완성되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으로 넘어오면서 한강 개발이 인간과 자연을 배제한 외형적 성장에만 초점을 맞춰 진행되었다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여유롭게 걸어서 건널 수 있는 한강 다리 하나 없고 강을 따라서 줄지어 선 고층 아파트는 도시를 더욱 삭막하게 만든다.”(「자연과 인간이 배제된 서울 그 잃어버린 공간을 찾아서...」, 동아일보 1997년 12월 20일자 기사)

한강 종합개발 후의 한강 고수부지 참고 이미지
한강 종합개발 후의 한강 고수부지(1986)
한강스케치 참고 이미지
한강스케치(1993)
한강유람선과 도심의 야경 참고 이미지
한강유람선과 도심의 야경(1996)

시민들의 휴식처에서 자연의 휴식처로

이후, 한강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하려는 노력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강의 바람길을 내기 위해 고도제한을 두고 친환경적 건물 설계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철새들을 위한 습지를 조성하며 이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의 휴식처에서, 자연의 휴식처로, 그렇게 또 한 번 변화하고 있는 우리의 한강. 그 강물은 더욱 힘차게 흐를 것이다.

(집필자 : 최유진)

참고자료

  • 동아일보, 「서울의水防(수방) 그 虛點(허점)을 캔다.」, 1966.7.19.
  • 동아일보, 「자연과 인간이 배제된 서울 그 잃어버린 공간을 찾아서...」, 1997.12.20.
  • 동아일보, 「한강 사업 내일 준공」, 1986.9.9.
  • 두산백과 (http://www.doopedia.co.kr)
  • 매일경제, 「전(全) 대통령 TV출연 한강개발사업 성공, 선진ㆍ복지의 디딤돌」, 1986.9.10.
  • 지식엔진연구소,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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