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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은 끝났어도 추억은 영원하다.   올림픽공원

1982년 1월 1일, 대한민국의 새해는 새로운 기대감에 가득 차 있었다. 당시 새해 첫 조간신문을 장식한 머리기사에서 그 기대감을 짐작할 수 있다.

<세계의 도시 – 서울에 행복의 아침이 밝았다>, 《경향신문》, 1982.01.01.

언론이 이런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88서울올림픽의 준비를 시작하는 첫해가 밝았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가 1981년 9월 30일, 독일의 바덴바덴에서 열린 제84차 IOC 총회에서 52대 27로 일본의 나고야를 물리치고 1988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었다.

그러나 유치했다는 기쁨에 젖어있는 시간도 잠시 성공적인 개최라는 큰 숙제가 남아있었다. 우선 도로망과 교통시설의 확충이 시급했다. 당시 서울의 도로율은 15%에 불과해 국제적인 행사를 치르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출·퇴근 시간에 도시 고속화 도로를 이용하려면 시간당 20~30km의 저속운행이 불가피할 정도로 교통체증이 심각했다. 뉴욕과 파리 같은 국제적 도시의 도로율인 20~25% 정도로 서울의 도로율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다.

동시에 잠실 올림픽 경기장 주변의 녹지공원 조성문제가 대두되었다. 서울 올림픽은 한강이 흐르고 사방 둘레에 크고 작은 산들이 에워싸고 있는 서울의 자연경관을 세계에 보여줄 기회였다. 하지만 잠실 경기장 주변은 대부분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을 뿐 녹지화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대한뉴스 제1595호] 올림픽공원 및 아시안게임 선수촌 준공식(1986, CEN0001565(2-1)) 참고 이미지
[대한뉴스 제1595호] 올림픽공원 및 아시안게임 선수촌 준공식(1986)

한강의 기적을 보여주고 싶던 열망

1972년 열린 뮌헨 올림픽이 비교 대상이 되었다. 2차 대전의 폐허를 딛고 ‘라인강의 기적’을 이룬 독일의 선례가 우리에게 자극제가 된 것이다. 독일은 2차 대전으로 폐허가 된 바이에른 주(州) 뮌헨 땅 20만 평에 올림픽 공원을 건설하고 그 안에 올림픽 경기장과 선수촌을 세웠다.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뮌헨의 올림픽 공원은 관광명소이자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었고, 각종 문화 행사가 이뤄지는 중심지가 되었다. 우리 역시 6.25전쟁이란 큰 아픔을 딛고 세계대회를 개최하는 만큼, ‘한강의 기적’을 보여줄 확실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1964년에 올림픽을 치른 일본 역시 경기장 주변이 공원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점이 경기장 건설만큼 주변 공원 건설도 중요하다는 의견에 힘을 실어주었다. 당초 정부는 강동구 둔촌동 일대 국립경기장 부지에 1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메인 스타디움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기장 주변 녹지 조성이 시급하다는 언론과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두되자 정부는 이 같은 견해를 수용해 계획을 수정하게 된다.

“정부는 당초 올림픽 개최를 위한 메인 스타디움을 비롯, 각종 경기장을 세우기로 했던 강동구 둔촌동 일대 국립경기장 부지 82만평에 민족공원을 비롯해 올림픽을 기념하는 만국공원과 기념관 프레스센터 선수촌 등을 만들기로 했다.”

<국립경기장 부지 82만평에 올림픽공원 건설키로>, 《동아일보》, 1982.07.21.

국립경기장 부지에 세울 예정이었던 메인 스타디움은 잠실 종합운동장의 메인 스타디움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당시 잠실운동장의 메인 스타디움은 서울 올림픽 개최가 확정되기 전인 1977년 공사가 시작돼 ‘남서울 대운동장’이란 이름으로 한창 건설 중이었다.

  • 올림픽공원 및 아시안게임선수촌 준공식(1985, CET0002092(19-1)) 참고 이미지
  • 올림픽공원 및 아시안게임선수촌 준공식 (1985)
  • 올림픽공원 조감도(1986, DET0041746(4-1)) 참고 이미지
  • 올림픽공원 조감도(1986)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다

정부는 국립경기장부지에 들어설 공원 부지에 백제의 옛 토성이 있는 몽촌 일대지역의 역사적 가치를 살려 조상의 얼이 담긴 민족 공원을 세우고, 나머지 땅엔 올림픽 참가국을 위해 각국의 특성과 취향에 맞춘 공원을 집합적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서울시는 암사유적지 및 방이동 고분군을 포함해 국립경기장 내 몽촌토성, 석촌동 백제 적석총 등 백제 문화권의 유적지를 1986년까지 복원, 재정비하는 사업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몽촌토성에서 백제 토기는 물론 흙을 다져 만든 움집과 지하 저장 구덩이, 철제 화살촉, 원통형 토기조각 등 유적 유물이 출토됐다. 학자들은 발굴유물들을 바탕으로 몽촌토성이 백제가 고대국가로 터전을 마련한 한성시대(3-4세기) 거성 가운데 하나인 위례성이라고 추정했다. 올림픽 공원 조성과정에서 얻게 된 뜻밖의 성과였다. 또한 백제의 성 둘레를 돌아 방어하는 용도로 사용됐던 호수인 해자의 흔적이 확인됐다.

올림픽 공원의 1단계 조성공사는 착공 2년 2개월 만에 마무리되며 미려하고 웅장한 위용을 드러냈다. 몽촌토성과 그 주위를 둘러싼 인공호수 해자를 복원해 옛 시대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되살렸다. 인공 호수 한가운데는 높이 25m의 세찬 물줄기를 뿜어대는 대형 수중 분수가 오색의 분무를 선보였다. 해자 내에 설치된 ‘음악분수’는 최첨단 반도체를 이용한 동양권 최초, 최대의 야외음악분수대로 공사비만 15억 원이 소요됐다. 140여 곡의 멜로디에 따라 1만4000가지의 모양을 연출하는 음악분수는 지금도 오전 10시∼오후 6시 매시간 물을 뿜어 올린다. 해자주변으론 88마당, 야외무대, 벽화무대, 화계 정원 등 다양한 휴식공간과 공연 시설 등이 조성되었다. 공원 전역에는 66종류의 수목 30만여 그루의 나무가 심어졌다.

올림픽공원 건설(1986, BA0085295(47-1)) 참고이미지
올림픽공원 건설(1986)

올림픽 공원 9경

올림픽 공원의 대표적인 상징인 ‘평화의 문’은 1987년 1월 착공을 시작해 1988년 8월경 완공됐다. 우리나라 1세대 건축가 故 김중업이 설계했다. 그는 당대 천재 건축가로 꼽혔던 프랑스 르코르뷔지에가 인정한 다섯 수제자 중 한 명이자 직선의 딱딱함에서 벗어나 곡선의 자유로움을 구현한 건축가로 평가받는다. 높이 24m 규모의 평화의 문은 전통 한옥의 날렵한 처마 선을 연상시키는 동시에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문의 의미가 담겨 있다.

故 김중업 건축가는 이 작품의 완공을 보지 못하고 66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공원 내부에 자리한 올림픽 조각 공원은 서울올림픽대회를 영원히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으며, 세계 5대 조각공원으로 꼽힌다. 현재 전 세계 66개국 155명의 201점 작품이 전시돼 있다. 거장 비디오 아티스트 故백남준 선생의 작품 ‘쿠베르탱’을 만나볼 수 있고, 전 세계인을 두 팔 벌려 환영한다는 의미를 가진 이탈리아 작가 마우로 스타치올리의 작품인 ‘88서울올림픽’은 일명 나이키상으로 불리며 공원을 찾은 사람들의 약속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세계적 명성이 높은 대가들의 웅장한 스케일과 다양한 형태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 세계 평화의 문(1988, DET0044166(11-1)) 참고 이미지
  • 세계 평화의 문(1988)
  • 올림픽 상징 조형물(1988, DET0044166(1-1)) 참고 이미지
  • 올림픽 상징 조형물(1988)
  • 올림픽공원 외국 관광객들(1988, DET0044166(22-1)) 참고 이미지
  • 올림픽공원 외국 관광객들(1988)

지금은 올림픽공원 9경이라 해서 아홉 가지 명물을 돌아보며 산책을 하는 코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1경 세계평화의 문을 출발해 2경 엄지손가락, 3경 몽촌해자 음악분수, 4경 석상 ‘대화’, 5경 몽촌토성 산책로, 6경 나홀로 나무, 7경 88호수, 8경 들꽃마루, 9경 장미원까지 둘러보는데 3시간 가까이 소요된다고 한다. 봄이면 벚꽃과 개나리가 장관을 이루고, 6월이면 장미 광장이 개장하고 대규모 관객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까지. 올림픽이 끝나고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올림픽 공원은 일상에 지친 시민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사계절 도심 속 명품공원이자 휴식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집필자 : 최유진)

참고자료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http://encykorea.aks.ac.kr)
  • 올림픽공원 홈페이지 (http://www.olympicpark.co.kr)
  • 몽촌역사관 홈페이지 (http://baekjemuseum.seoul.go.kr/dreamvillage/)
  •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 「대한민국구석구석」 (http://korean.visitkorea.or.kr)
  • 최정규, 박성원 외 2명,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 여행 1001』, 마로니에북스, 2016.
  • 구완회, 『재미있다! 한국사 6 (대한민국, 교과서 핵심을 담은 한국사 현장 수업)』,창비, 2015.10.30.
  • 「세계의 젊음이 한데 어우러질 화합과 전진의 큰마당, 올림픽 공원」, 경향신문, 1986.05.30.
  • 「올림픽공원 해자 담수」, 동아일보, 198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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