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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이어온 불교 최대 명절 ‘부처님 오신 날’

'부처님 오신 날'이 공휴일로 제정된 지 41돌이 되었다. 불교계는 1963년 석가탄신일을 공휴일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처음으로 건의했지만 정부는 "특정 종교의 기념일을 공휴일로 제정할 수 없다. 크리스마스의 공휴일 제정은 범세계적인 것으로 대내외적으로 유기적 연관을 가진 현 사회실정에 비추어 공휴일로 제정한 것이다."라고 답했다. 불교계는 30만 명의 서명을 받아 정부에 제출하는 한편, 범종단 대책회의를 꾸렸다. 1971년 '부처님 오신 날 공휴일 제정 추진위원회' 창립총회를 열었고 드디어 1975년 1월 14일 국무회의에서 부처님 오신 날을 공휴일로 할 것을 의결, 1월 27일 대통령령으로 지정했다.

석가탄신일 기념 행사 썸네일 이미지
석가탄신일 기념 행사(1960)
석가탄신일 기념 연등 행사 썸네일 이미지
석가탄신일 기념 연등 행사(1964)
1981년 석가탄신일 기념행사 연등 썸네일 이미지
1981년 석가탄신일 기념행사 연등(1981)

가난하지만 착한 마음으로 밝히는 불, 연등(燃燈)

석가탄신일은 불교의 가장 큰 명절이다. 이날 행사로는 연등(燃燈), 관등(觀燈)놀이(제등행렬), 방생(放生), 물놀이, 성불도놀이, 탑돌이 등을 한다. 신라시대에는 여러 가지 불교 행사가 성행했는데, 무열왕과 김유신 장군이 호국불교정책을 유지하면서 불교행사는 우리의 세시풍속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고려시대까지 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삼국사기(三國史記)』의 백제와 고구려 본기에는 불도의 행사가 세시의 행사로 거행되었다는 기록은 없으나, 「신라본기」에서는 석가모니 탄생일을 팔관회로 거행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 『고려사(高麗史)』에 따르면, 왕성(王城)에서 시골 마을에 이르기까지 정월 대보름에는 14일, 15일 이틀간 저녁에 연등(燃燈)을 하던 풍속이 있었는데, 최이(崔怡)가 4월 8일로 옮겨서 하게 하였다고 전한다.

초파일을 대표하는 의례와 풍속으로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는데 ‘연등(燃燈)’과 ‘관등(觀燈)’이 그 첫 번째다. 연등은 등을 만들어 부처님께 올리는 행위이며 관등은 등으로 치장한 장엄물이나 거리풍경을 구경하고 즐기는 것을 말한다. 두 번째로 ‘관불(灌佛)’과 ‘육법공양(六法供養)’으로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심을 찬탄하며 아기부처님을 목욕시키는 것과 향, 등, 차, 과일, 곡식, 꽃을 올리는 일을 말한다. 세 번째로는 ‘호기(呼旗)놀이’와 ‘제등(提燈)행진’의 놀이문화를 들 수 있다.

석가탄신일 기념 애기봉 점등식 썸네일 이미지
석가탄신일 기념 애기봉 점등식(1982)
석가탄신일 기념 연등제 거리 행렬 썸네일 이미지
석가탄신일 기념 연등제 거리 행렬(1992)
석가탄신일 연등축제 썸네일 이미지
석가탄신일 연등축제(1996)

평화로운 마음, 향기로운 세상

‘연등(燃燈)’은 ‘등을 사르다’는 말로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의례를 의미한다. 연등의 역사는 신라 시대에서 유래했다. 『삼국유사(三國遺史』에는 신라 경문왕 6년(866) 왕이 황룡사로 행차해 간등(看燈 : 연등을 보며 마음을 밝히다)을 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불교를 국교로 삼은 고려시대에는 연등 행사가 국가 행사로 치러졌다. 반면, 불교를 억압한 조선에서는 국가적인 연등회는 중단됐지만, 민간에서는 사월 초파일 연등회가 더욱 성행했다. 세종 때는 사찰 이외의 가정에서는 연등을 달지 못하도록 금하였으나, 서울에서는 서로 경쟁하듯 길에 장대를 세우고 그 위에 등을 달았다. 『동국세시기』에는 “장안에 현등(懸燈)하는 집이 많아 거리가 밝아져서 사람들이 밤새도록 거리를 돌아다녔다”고 기록되어 있다.

현대식 연등회는 1955년에 시작됐다. 1975년에는 부처님 오신 날이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제등 행렬 참가자가 대거 늘어났다. 1970~1980년대에 서울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 저녁에 불교신도들이 여의도에서 조계사까지 걸어가는 긴 제등행렬을 했다. 초파일에 불교신도들은 가족들의 이름과 생년·월·일시를 적은 등불을 밝힌다. 연꽃 모양의 연등이 가장 많은데, 연꽃은 불교의 상징화로 인도에서 불교가 중국을 통해 신라시대에 한반도로 전래되면서 함께 전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꽃은 늪이나 연못의 진흙탕 속에서도 맑고 깨끗한 꽃을 피워내며 자신의 청정함을 그대로 지니고 있어 불교의 사상과 상통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사람의 마음은 본래 깨끗하여 비록 나쁜 환경에 처해 있다 하더라도 본성은 결코 더럽혀지지 않는다’는 불교의 교리를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뉴스 제1698호] 석가탄신일 각종 기념행사(불기2532년)
[대한뉴스 제1698호] 석가탄신일 각종 기념행사(불기2532년)(1988)

2016년 기준으로 부처님 오신 날에 연등 축제에 참여하는 불자들과 일반 시민 등은 줄잡아 100여 만 명을 헤아린다. 모두가 연등에 담긴 부처님 오신 참뜻을 기리고, 연꽃처럼 청정한 마음으로 살아갈 것을 서원(誓願)하고 있을 것이다.

(집필자 : 남애리)

참고자료

  • 국립민속박물관(http://www.nfm.go.kr)
  • 네이버 지식백과(http://terms.naver.com)
  • 『길을 묻는 신도에게』,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 2012.
  • 법률신문, 「법무부, 석가탄신일 기념 1,378명 가석방」, 2009.5.4.
  • 글로벌이코노믹, 「석가탄신일의 유래, 한 변호사의 끈질긴 노력의 결실 “1975년에 법정공휴일로 지정돼"」, 2015.5.25.
  • 아시아엔, 「부처님 오신 날 공휴일 지정 아시아 국가는?」, 2015.5.26.
  • 법보신문, 「부처님 오신 날 공휴일 40년」, 2015.6.15.
  • 법보신문, 「사찰음식 이야기」, 2016.5.4.
  • 법보신문, 「부처님 오신 날 맞는 불자의 자세」, 2016.5.9.
  • 세계일보, 「연등에 담은 ‘불교의 소망’ 세상에 내놓다」, 2016.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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