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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과 역사를 담은 한강의 다리

크다는 뜻의 ‘한’과 강의 옛 이름 ‘가람’에서 유래된 한강. 이름에서 느껴지듯 한강은 크고 넓은 강이다. 발원지 검룡소에서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곳까지 길이 497Km, 하상폭 1~1.5㎞, 유수폭 300~1,000m, 수심 2~5m이다. 특별한 도하장비 없이는 한강을 건널 수 없다. 예전에 한강을 건너기 위한 가장 흔한 방법은 나룻배를 이용하는 것이었지만, 국왕의 배릉(拜陵), 국장 행렬, 국왕의 유람 등을 위해서 강 위에 배를 잇달아 띄워 연결한 배다리를 이용하였다. 고려 정종이 1045년 임진강에 부교를 설치했었고, 조선시대에는 세종, 숙종, 연산군 등이 배다리를 이용해 한강을 건넜다. 조선 22대 정조는 사도세자의 무덤이 있는 화성으로 여러 차례 행차를 했는데, 왕은 배를 타고 물을 건너지 않는다고 하여 배다리를 자주 이용했다. 배다리 설치를 위해서는 수 백 척의 경강선과 격군 1,000명이 동원되었는데, 배를 가로로 이어 서로 묶은 뒤 그 위에 널빤지를 깔고 그 위를 5∼6필의 기마가 가로로 서서 건널 수 있게 만들었다. 정조는 이 배다리 가설을 전담하는 주교사(舟橋司)라는 특별기구까지 설치하였다.

한강 위에 세워진 최초의 근대 교량 한강철교와 인도교

한강에 근대 교량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00년 7월이었다. 대한제국 정부로부터 경인선 부설 이권을 얻어낸 미국인 모스(J. Morse)에 의해 1897년 3월에 공사가 착공되었으나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되었고 경인선 부설이권은 일본으로 넘어갔다. 대한제국 정부는 경인선 부설 이권을 모스에게 주면서 ‘보행자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길 한쪽 또는 양쪽에 보도를 시설할 것’을 명시하였으나 일본은 공사비를 절감한다는 이유로 보도 가설조건을 이행하지 않고 한강철교를 완공하였다. 하지만, 이는 실질적인 이유가 아니었다. 당시 일본인 거류 지역으로 개발 중인 인천과 서울을 하루라도 빨리 연결할 교통편이 필요해 서둘러 공사를 마친 것이었다.

한강철교는 근대식 토목공사에 의한 우리나라 최초의 대형 교량으로서 도성과 외곽을 연결하는 교통망으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 1905년 일본이 경부철도를 완공함으로써 철도 수송량이 급증하자 한강철교는 복선화가 필요하게 되어 교량 상류 쪽에 한강 제2철교를 가설하였다. 한강철교 설치 이후 1917년 지금은 한강대교라 불리는 한강인도교가 준공되었다. 최초로 가설된 인도교는 중지도와 노량진간의 대교와 중지도와 한강로간의 소교로 나누어져 있었으며, 차도는 4.5m, 좌우 보도는 각각 1.6m였다. 한강철교와 인도교가 한강 위를 가로지르면서 한강을 횡단하기 위해 나룻배를 이용하던 방법 외에 철도, 도보, 우마차 등도 가능하게 되면서 교통의 편리함은 더해졌다. 이로 인해 영등포, 노량진 일대는 급격히 발달하였으며 민간영업차량이 보급되어 자동차의 왕래가 많아지면서 인도교 하나로는 교통량을 다 소화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한강철교와 인도교는 두 차례 큰 수난을 겪는다. 첫 번째 수난은 1925년 7월 일어난 대홍수였다. 이른바 ‘을축(乙丑)대홍수’라 불리는 기록적인 물난리를 겪으면서 인도교의 소교 부분은 완전 유실되었고, 한강철교도 손상을 입었다. 이 홍수를 계기로 인도교의 유실된 소교는 확장 재건하였고, 한강철교는 교량구조물을 1m 높이고 상판과 트러스도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재건설하였다. 그러나 두 다리의 수난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1950년 6월 28일 새벽 2시 30분 한강철교와 인도교가 폭파되었다. 당시 채병덕 육군총참모장은 28일 새벽 2시 북한군의 전차 두 대가 시내로 들어왔다는 보고를 받고 최창식 대령에게 한강다리 폭파 명령을 내렸다. 상당수의 아군과 장비 그리고 민간인을 서울에 놔둔 채 철교와 인도교는 폭파되었다. 사전에 통제나 예고도 하지 않고 다리를 폭파시키는 바람에 후퇴 중인 군인뿐만 아니라 수많은 서울시민들이 희생되었다. 후퇴하는 부대가 적의 진격을 막거나 늦추기 위해 교량이나 주요 교통 시설물을 파괴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시도된 전술이지만, 교량 폭파의 방법과 효과, 그리고 정부의 무책임 등으로 후에 많은 논란이 일었다.

개통된 한강철교 모습 썸네일 이미지
개통된 한강철교 모습(1952)
한강대교 썸네일 이미지
한강대교(1958)

한강철교는 전쟁 기간 중 군용목적을 위하여 파괴와 복구가 반복되다가 폭파된 지 19년 만인 1969년 6월 완전 복구하여 현재의 한강철교의 면모를 갖추었다. 인도교는 6.25전쟁 중 대교 구간 일부가 폭파되어 사용불능 상태가 되었다가 1954년 완전 복구되었다. 1979년 1월 8차선 교량으로 확장하는 공사가 시작되어 1981년 12월 완료되었으며, 1984년 한강대교로 이름을 바꾸었다.

1900년 한강철교에서 2015년 구리암사대교까지

눈부시게 발달한 우리 경제와 함께 한강에도 다리가 속속 들어섰다. 한강철교와 인도교 이후 한강에 새롭게 놓인 첫 번째 다리는 1965년 개통된 제2한강교였다. 제2한강교는 국내기술진에 의해 세워진 최초의 한강다리로 마포구 합정동과 영등포구 양평동 사이를 연결하고 있다. 1965년 완성된 구교에 이어 1982년 2월 신교가 완성되면서 양화대교로 이름을 바꾸었고, 한강르네상스의 일환으로 교각 철거 및 확장 공사를 하여 2012년 10월 전면 개통하였다.

[대한뉴스 제371호] 제2한강교 기공
[대한뉴스 제371호] 제2한강교 기공(1962)

제2한강교 가설 이후 국내의 모든 다리는 우리나라 기술자의 힘으로 가설되었다. 1969년 용산구 한남동과 강남구 신사동 사이를 잇는 제3한강교인 한남대교가 건설되었다. 한남대교 착공 당시 북한 평양 대동강에 너비 25m의 교량이 건설되었는데, 우리는 그보다 최소한 1m라도 넓게 세워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당시로서는 넓은 다리라 할 수 있는 6차선 27m 너비로 세워졌다. 한남대교는 1970년 개통된 경부고속도로와 함께 강남 개발에 큰 역할을 하였으며 이른바 말죽거리 신화를 낳기도 했다.

1970년 5월 현재 1일 교통량이 가장 많은 다리로 교통난 해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마포대교가 완성되었다. 서울 마포구 용강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을 잇는 마포대교는 한강에 설치된 4번째 다리로 초기 명칭은 서울대교였지만, 1984년 이름을 바꾸었다.

한강 인도교 쌍철교 썸네일 이미지
한강 인도교 쌍철교(1982)
쌍둥이 한강철교 썸네일 이미지
쌍둥이 한강철교(1984)
동작대교 준공식 전경 썸네일 이미지
동작대교 준공식 전경(1984)

우리나라의 근대 교량은 1970년대 중반까지 적의 폭격을 받았을 때 피해가 적고 또한 경제성을 고려해 복구가 빠른 교량 형식 위주로 가설되었으나,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우리의 역사에 남을 수 있는 다리를 놓자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더욱 아름답고 특징적인 다리들이 가설되기 시작하였다. 1979년 10월 완성된 성수대교는 구조물의 외관에 대한 고려가 이루어진 최초의 다리로 한강 다리 중 최초로 120m의 장경간(長徑間)으로 건설됐으며, 게르버 트러스교의 구조로 다리 밑 공간이 넓어 한강 수면에 비치는 모습이 아름다웠고 교량 양단에 입체교차시설도 갖추었다. 그러나 1994년 10월 21일 성수대교 상판 48m가 끊어져 49명의 사상자가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날림 공사와 부실 감리가 부른 초대형 인재(人災)였다. 붕괴된 교량은 1997년 재건설되었으며, 2004년 왕복8차선으로 확장하였다.

잠실, 영동, 천호, 잠실철교 등이 개통되면서 강남개발은 가속화되었으며, 1980년 이후 성산, 양화신교, 원효, 반포, 동작, 동호대교 등이 건설되었다. 이 중 용산구 서빙고동과 서초구 반포동을 잇는 반포대교는 국내 최초로 단일구조 2층 교량으로 1층은 홍수가 났을 때 물에 잠기도록 설계된 잠수교이고, 2층은 반포대교이다. 교량에 설치된 달빛무지개 분수는 세계 최장 교량분수로 2008년 기네스협회에서 인증을 받았다.

1999년 만들어진 청담대교는 광진구 자양동과 강남구 청담동 사이를 연결하는 국내 최초의 복층교량으로 아래층은 지하철 7호선 철도교, 위층은 자동차 전용도로로 이용되고 있다. 2016년 현재 대교 27개, 철교 4개, 총 31개의 다리가 한강 위에 놓여 있다.

(집필자 : 황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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