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는 동아시아 하계 계절풍 기후에 따라, 여름철 동아시아에서 습한 공기가 남북으로 오르내리면서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북태평양 기단과 오호츠크 해 기단 사이에서 형성되는 한대전선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여러 가지 기상학적·기후학적 영향을 받으므로 해마다 변화가 심하다.
우리나라의 장마는 일반적으로 6월 하순 경에 제주도부터 시작되어 점차 북상하고, 7월 말 장마가 완전히 끝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전국적인 기온상승으로 이상 기상이 빈번하게 출현하면서 장마의 시작일과 종료일이 매우 불규칙하다.
또한 여름철 강수가 장마기간에 집중되던 것도 요즈음에는 장마기간 중 소강상태를 보이거나 장마기간 전후, 혹은 장마기간이 끝난 후에도 강수량이 크게 증가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기상청은 2009년부터 한반도 기상 변화를 이유로 장마예보를 중단했다. 그만큼 최근 우리나라의 장마는 비의 양상이 일정한 패턴 없이 들쑥날쑥하며, 예측도 힘들다는 것이다.
장마라고 하면 연이어서 비가 내린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이런 경우는 드물다. 평균적으로 장마기간은 32일 정도이지만, 이 중 비가 오는 날은 약 17일 정도이며, 보통은 시간대에 따라 내리는 집중호우거나 일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는 국지적인 형태를 취한다.
최근 국지적으로 내리는 비는 장마라기보다는 한반도 기후 변화로 인한 아열대성 국지성 호우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집중호우의 경우 1일 강수량이 연강수량의 10%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침수 피해 등 물난리를 당하기 쉽다. 또한 대개 여름 휴가철이어서 산간의 계곡 등에서는 야영객이 고립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장마철의 특색은 구름량이 증가하고 일사량과 일조시간이 감소하며, 습도와 강수량은 증가하여 지속적으로 흐리고 비가 내리며, 천둥·번개를 동반한 악천후가 계속된다. 그러나 장마철에도 장마전선이 약화되거나 곳에 따라서는 맑은 날씨가 이어지기도 한다.
홍수는 주로 장마전선·태풍 등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에 발생하며, 장마전선과 태풍이 상호작용할 때 집중호우가 내려 강물이 하천의 제방을 넘어 저지대의 농경지와 가옥, 산업단지 등이 침수되면서 인명 피해 등 큰 재난이 초래되는 것을 말한다.
고대부터 이러한 홍수에 관해 기록하고 있는데, 『삼국사기』, 『증보문헌비고』, 『고려사』 등에는 홍수를 대수(大水) 또는 대우(大雨)로 기록하고 있다. 조선시대 서울 부근의 홍수에 관해서는 『승정원일기』, 『조선왕조실록』 등에 1,400년 이후 약 450년간의 기록이 전해진다. 이에 의하면, 서울을 중심으로 한 홍수는 총 176회에 달했고, 월별로는 7, 8월에 약 70%가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대적인 관측이 시작된 1904년 이후로 1925년, 1948년, 1959년, 1969년, 1979년, 1984년, 1990년에도 대홍수가 발생했다. 특히 ‘을축년 홍수’로 기억되고 있는 1925년 대홍수는 7월 초순부터 9월 초순까지 4차례에 걸쳐 홍수가 발생해 전국의 하천을 범람시켰다. 특히, 1차 홍수는 400㎜에 가까운 집중호우가 내려 한강 이남의 낙동강, 금강, 만경강 유역에 큰 피해를 주었다. 2차 홍수는 약 650㎜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내려 한강 수위가 12.74m에 달하는 사상 최고의 기록을 남겼으며, 한강 유역의 영등포·용산·뚝섬·마포·신설동 등지가 침수되었다.
1900년대 이후 3번째로 많은 인명피해를 낸 홍수는 1959년 9월 중부·남부 지방에 발생했으며, 1984년에도 폭우로 전국적으로 피해가 컸다. 이때 서울의 1일 강우량이 294.8㎜로, 그때까지 기상 관측 사상 최고의 기록이었다. 1990년 9월 9~11일 중부지방에서 발생한 호우는 지역에 따라 1일 강수량 100~300㎜를 기록했으며, 이로 인해 한강 하류의 행주대교 부근 북쪽 제방이 무너져 경기도 고양군 일대가 침수, 인명·재산상의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2011년 7월 25일 저녁의 소나기를 시작으로, 7월 28일까지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강남역 등 곳곳이 침수하고, 7월27일 ‘우면산 산사태’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서울에 시간당 100mm의 폭우가 내려, 27일 하루 동안의 강우량이 270mm를 기록하는 100년만의 폭우였다. 서초구 우면산 일대의 산사태로 인해 서초동과 형촌마을, 전원마을 등에서 모두 1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장마가 이로운 점은 오랫동안 많은 비가 내리면서 대기에 존재하는 공해물질이 비에 씻겨 내려가므로 대기가 맑아지고, 내린 비가 땅속에 스며들어 지하수층을 이루고 일 년 내내 물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장마철 강수량은 연강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5월 중순부터는 ‘장마 전 건기’라고 불릴 정도로 봄 가뭄이 이어지는 시기이다. 게다가 이 시기는 모내기철이어서 장마가 늦어지면 논농사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 적당한 장마는 토양의 과다한 무기염류를 씻겨내려 농사에 도움이 되며, 습도로 인해 산불 걱정도 사라진다.
반면, 지나치게 많이 내리면 홍수로 인한 자연재해를 유발하게 된다. 산이 많은 지역의 경우 토사 유실로 인한 산사태 피해를 입기도 한다. 또한, 장마가 끝나면 폭염이 계속되고, 열대야가 이어지기도 한다. 모기도 증가하고 곳곳에 곰팡이가 끼게 되며 음식이 쉽게 상하고 식중독도 빈번하므로 건강 위생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장마철 호우로 인한 홍수 피해 대비도 중요하다. 우리 속담에 ‘가뭄 끝은 있어도 장마 끝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장마의 피해가 훨씬 크다는 것은 역사적 재난 사고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홍수가 나면 막대한 재산 피해는 물론 인명 피해까지 야기할 수 있다. 홍수 피해 대책은 긴 시간이 필요하고 사전에 철저한 계획을 세워야 하는 사업이 대부분이다. 댐 건설, 삼림 녹화 사업, 사방 공사, 제방 및 배수 시설 정비, 하천의 폭 넓히기 등과 함께 무분별한 개발을 억제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외에도 홍수예보를 이용해서 응급조치를 취하는 응급대책을 미리 세워야 한다. 각 가정에서도 장마 기간 전 집안의 시설물을 점검하고, 제습용품이나 장마 대비 용품을 구비하고, 장마기간 안전 운전을 위해 타이어 마모 상태를 확인하는 등 장마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