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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새로운 감동 주는 연극

인간은 문명 이전부터 제의, 주술, 굿, 놀이 등의 여러 의식을 해왔다. 자연재해와 질병, 죽음, 전쟁 같은 어려움이나 기쁜 일이 생길 때면 사람들은 무사함을 바라고 살아 있음을 감사하며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이러한 행사가 세월이 지나면서 차츰 보여 주는 사람과 보는 사람으로 갈라지면서 연극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연극은 음악·무용과 같이 공연의 형태를 취하는 공연예술 또는 무대예술이다. 연극의 본질적 요소는 배우·무대·관객 그리고 희곡 4가지를 꼽는다. 여기에 미술·조명, 음악 등이 한데 어울려 이루어지므로, 연극을 집단 예술 또는 종합 예술이라고 한다. 연극은 공연이 아무리 되풀이된다 해도 동일한 것은 아니며, 영상에 바탕을 둔 복제예술과는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연극이 주는 감동은 늘 새롭고 직접적이며, 무대와 객석 간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특징이다. 모든 예술이 그렇듯 연극은 단순한 오락이나 영리 목적이 아니며, 시대의 반영인 동시에 자기표현의 한 방식이고 더 나은 삶을 위한 문화적, 지적 욕구를 채우는 한 방편이기도 하다.

전국지방연극제 전국지방연극제 전국지방연극제 전국지방연극제 전국지방연극제
[대한뉴스 제1445호] 전국지방연극제(1983)

1902년 최초의 상설극장 ‘협률사(協律社)’ 건립 이전까지

우리나라 연극의 기원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고대의 제의에서 찾을 수 있다. 부여의 영고, 고구려의 동맹, 예의 무천, 마한의 춘추농경제, 가락의 희락 등에서 원시적인 연극의 형태를 볼 수 있다. 이후 삼국시대에는 고구려의 고구려악, 백제의 기악, 신라의 처용무 및 오기(五伎) 등이 있었는데, 이러한 고대 제의는 농악이나 각종 탈놀이·민속놀이 등에서 그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

조선시대의 연희문화는 기녀와 악공, 그리고 재인과 광대들이 주로 맡아 왔다. 서사적 성격이 강한 판소리도 조선 중기 무렵에 생겨났는데, 광대라고 불린 예능인들에 의하여 가창·전승되어 왔다. 이 밖에 사당패 등에 의한 꼭두각시놀음(인형극)도 오늘날까지 전승되고 있다. 사당패는 나중에 ‘굿중패’ 또는 ‘남사당’이라 불리는 유랑연예인으로 조선 후기에서 1900년대 초까지 우리나라 농어촌과 장터를 돌며 민중오락을 제공해 왔다.

이러한 전통적인 연극들은 조선시대의 종식과 더불어 소멸되었고, 일제강점기의 신문화 도입과 함께 연극계에도 변화가 시작되었다. 1902년 12월 우리나라 최초의 옥내 상설극장이요 황실극장 격인 ‘협률사(協律社)’가 개장되어 신극사의 첫 장이 열리게 되었다. 최초로 설립된 협률사는 1902년 고종황제의 즉위 40주년 경축식을 위해 개설한 황실극장 격이었다. 전국의 명인, 명창, 무희 등 170여 명의 전속단체를 구성할 정도였으나 3년 반 만에 문을 닫고, 1908년 7월에 원각사라는 민간 대여 극장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 전국연극순회공연단 공연
  • 전국연극순회공연단 공연(1976)
  •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 시상식
  •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 시상식(1977)

'신파’가 호황을 누리던 일제강점기

원각사는 개화기 신문물의 추세에 맞추어 판소리를 서양의 연극과 결합된 형태의 창극으로 발전시켜 인기를 끌며, 1908~09년까지 2년여 동안 창극의 발상지로서 역할을 했다. 1908년 11월에는 원각사에서 이인직의 신소설 '은세계'가 창극으로 상연되어 크게 성공하였다.

을사조약체결 후 서울에는 일본 거류민이 15만 명 정도 있었는데, 당시 일본서 유행한 신파극단도 함께 들어와 공연을 했다. 한국인 임성구가 신파극을 익혀 1911년 12월 ‘혁신단’을 발족한 후 10여 개의 극단들이 생겨나 신파극 시대를 열면서, 원각사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던 창극운동은 지방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감상주의적인 신파극이 대중들에게 쉽게 파고들 수 있었던 것은 나라를 잃은 답답한 상황에서 눈물의 공감대를 이루는 통속극이었기 때문이다. 인기를 끌었던 ‘장한몽’, ‘불여귀(不如歸)’ 같은 작품은 비극이 주류를 이루었고, 대개 일본 작품의 번안작이 많았다.

1920년에는 김우진, 마해송 등 도쿄 유학생을 중심으로 ‘극예술협회’가 결성돼 방학이면 순회극단을 조직, 신극 운동을 전개하였고 1923년에는 박승희, 김기진, 홍사용, 윤심덕 등이 ‘토월회’를 만들어 사실적인 무대장치와 연기로 종래의 신파극보다 월등히 진보된 공연을 보여주었다. 1931년 유치진 등이 ‘극예술연구회’를 결성, 창작극과 전문극을 적극 펼치며 연극사의 토대를 구축하기 시작하였다. 1934년 4월 우리나라 최초 연극전문지 『극예술』도 발간하였으나, 일제의 민족문화탄압정책에 의해 1936년 9월 제5호를 마지막으로 폐간되었고, ‘극예술연구회’도 1939년에 해체당하고 말았다.

극장 숫자 증가만큼 우수작품에 대한 갈망도 커져

1950년 4월 29일 국립극장(현 서울시의회 의사당 자리)을 설립, 유치진이 초대 극장장이 되어 4월 30일부터 유치진 작품 ‘원술랑(元述郎)’으로 개관공연을 가졌다. 관객이 6만여 명이나 몰려들며 연극의 르네상스가 전개되는 듯하였으나, 불과 두 달 후 6·25전쟁이 일어나 국립극장은 대구로 이전하였고 전속극단이었던 신협은 사설화되어 부산에서 활동하기 시작하였다.

  • 제5회 제3세계 연극제
  • 제5회 제3세계 연극제
    (1981)
  • 제1회 연극인대회
  • 제1회 연극인대회
    (1983)
  • 세계연극제 개막식 축하공연
  • 세계연극제 개막식 축하공연
    (1997)

1957년 6월 국립극장이 서울로 환도하고 신협도 다시 국립극장에 흡수되었으나 곧 이탈하여 독자적인 활동을 벌였다. 신협은 2017년 현재까지도 연극계를 이끄는 대표적 극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1960년 11월 각 대학연극 출신들이 만든 실험극장에서 이오네스코의 ‘수업’이 창립공연 되었다. 1년 반 뒤 유치진은 연극 중흥을 내걸고 현대시설의 ‘드라마센터’를 건립, 이해랑의 신협계, 김동훈 등의 실험극장계, 해외파, 방송영화계 등 연극엘리트가 모두 드라마센터에 모였다. 1960년대 국립극장에서는 10여 개의 극단들이 봄·가을로 공연을 하였다. 그러나 전쟁의 여파인지 관객이 들지 않았고, 이러한 경향은 1970년대에 들어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정부에서는 문예진흥정책의 일환으로, 1973년 10월 17일 서울시 중구 장충동에 국립극장을 신축 개관하고, 연극인회관도 만들었다.

1981년 「공연법」이 개정되면서 소극장 개설 및 극단 조직이 자유로워져, 서울의 동숭동 일대와 신촌에는 몇 년 사이에 40여 개 가까운 소극장들이 생겨났다. 특히 대학로에는 2017년 현재 150여개 이상의 중·소극장이 있고, 매일 수십 편이 상연되고 있다. 지방에서도 1983년부터 전국지방연극제가 시작되면서 소극장과 극단이 갑자기 늘었다. 연극계의 양적 팽창과 더불어 우수 작품에 대한 갈망도 더 커졌다. 1980년대 중반 연극계는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하는 정통적인 연극을 비롯하여 뮤지컬, 현대적인 인형극, 그리고 서양식 실험극 등을 다양하게 무대에 올렸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연극의 국제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것도 괄목할 만한 현상이었다.

1977년 대한민국연극제로 시작해 1987년 명칭을 변경한 서울연극제는 매년 4~5월 대학로 일대에서 열리고 있으며, 1983년부터 개최되어 온 전국지방연극제는 대한민국연극제로 명칭을 바꿔 열리고 있다. 이외에도 1993년부터 시작된 대학연합축제인 ‘젊은 연극제’와 원로 연극인 중심의 ‘늘푸른연극제’가 2016년부터 개최되고 있다.

(집필자 : 남애리)

참고자료

  • 『한국 창극사 연구』, 태학사, 1997.
  • 『우리연극 100년』, 현암사, 2000.
  • 『한국연극운동사』, 태학사, 2001.
  • 『한국연극사』, 연극과 인간, 2003.
  • 『한국현대문학대사전』, 서울대학교 출판부, 2004.
  • 『한국연극사-현대편-』, 연극과인간, 2005.
  • 『한국현대극의 전통 수용』, 연극과인간, 2006.
  • 『한국 근·현대 연극 100년사』, 집문당, 2009.
  • 뉴시스, 「대학로 소극장 살리기, 대기업이 나섰다」, 2017.6.15.
  • 한국연극협회 (http://www.ktheater.or.kr)
  • 아르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http://www.arko.or.kr)
  • 서울연극제 (http://www.st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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