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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의 재미  국립민속박물관

얼마 전 TV 프로그램 중 하나인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 인기였다. 알아두면 쓸데없다고는 하나, 모르는 사실을 알게 되는 앎의 즐거움을 담은 프로그램이었다. 우리가 언제든 이 ‘알쓸신잡’의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박물관이다. 그중에서도 우리 민족의 생활사를 고스란히 보관 전시하고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이야 말로 최고의 ‘알쓸신잡’의 재미가 있는 곳이 아닐까 생각된다. 알아두면 ‘쓸데없는’이 아닌 알아두면 ‘쓸모 있을’ 신기하고 잡다한 국립민속박물관의 기록들을 살펴보려 한다.

[대한뉴스 제2017호]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인의 얼굴 특별전시회(1993, DA0350059(3-1)) 참고 이미지
[대한뉴스 제2017호]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인의 얼굴 특별전시회(1993)

‘민속’이란 말부터 제대로 알고 보자.

민속은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이어져 내려온 풍속으로 습관, 신앙, 전설, 기술, 문화 등을 뜻한다. 청록파 시인 조지훈(趙芝薰) 선생은 민속학 강의에서 민속을 구비전승, 신앙전승, 의식·행사전승, 기예전승, 공동생활구조전승으로 민속을 체계적으로 분류하였다.

  • 민속박물관(1982, DET0038151(3-1)) 참고 이미지
  • 민속박물관(1982)
  • 민속박물관의 신부복을 보는 시민들(1993, DET0049327(1-1)) 참고 이미지
  • 민속박물관의 신부복을 보는 시민들(1993)
  • 국립민속박물관 갓 전시관(1994, DET0050437(6-1)) 참고 이미지
  • 국립민속박물관 갓 전시관(1994)

우리나라에 민속박물관이 개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송석하 선생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송석하 선생은 다니던 대학을 중퇴하고 민속학 연구에 몰두했다. 집에서 조선민속학회를 창립하고, ‘조선민속’이라는 잡지를 자비로 발간해 3호까지 출판했다. 선생은 해방이 되자, 그해 11월부터 박물관 창립을 위해 동분서주하기 시작했다. 이듬해 1946년 4월, 서울 남산 기슭에 ‘국립민족박물관’이 개관했다. 이 박물관의 전시 유물 대부분은 송석하 선생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채워졌다. 하지만 6.25전쟁을 거치면서 박물관은 무너지고, 그 자리에 연합참모본부가 들어섰다. 그러다가 1966년 10월 4일, 경복궁 내 수정전(修政殿)에 한국민속관을 열었다.

이는 민중문화의 발자취를 한자리에서 되돌아볼 수 있는 국가기관의 출발이었다. 6백여 점의 유물과 모조품이 진열되었고, 이들 대부분이 지방교육청을 통하여 수집한 것이거나 서울 5대궁에서 가져온 것, 문화재 관리국직원이 전국 각지의 골동품 가게에서 사온 것이었다. ‘한국민속관’의 관리는 문화재 관리국이 맡았고, 총괄책임은 문화재위 전문위원이자 민속연구가인 장주근씨가 맡았다.

1972년 6월 21일, 문화공보부는 우리나라 역사자료와 민속유물을 보존 전시할 한국역사민속박물관 건립 계획을 발표한다. 국립 현대미술관이 덕수궁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기면 그 자리를 개수하고 한국민속관을 통합해 설치하겠단 계획이었다. 1973년 6월 15일 공사에 착수하였고, 1975년 4월 11일 개관하였다.
국립역사민속박물관은 식생활실의 상차림과 99間 양반 대가의 모형 등이 전시되며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경복궁 입장료만 내면 무료입장할 수 있다는 점도 많은 관람객을 불러 모으는 이유 중 하나였다.

[대한뉴스 제1027호] 민속박물관 개관(1975, CEN0000947(5-1)) 참고 이미지
[대한뉴스 제1027호] 민속박물관 개관(1975)

그 뒤 1979년 4월 13일 문화재관리국 소속이었던 한국역사민속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속으로 바뀌고 1986년에는 경복궁 안에 있던 국립중앙박물관 건물이 민속박물관으로 새롭게 꾸며질 계획이 발표된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의 민간문화를 보여줄 민속박물관의 확충에 관한 학계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1992년 10월 30일, 문화부 1차 소속 국립민속박물관으로 직제 개편되었고 1993년 2월 17일, 경복궁 내 건물로 이전, 개관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개관행사(1993, DA0350059(3-1)) 참고이미지
국립민속박물관 개관행사(1993)

2018년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은 상설전시실 3곳과 야외전시를 운영하고 있다. ‘한민족 생활사’를 소개하는 제1 전시관에서는 선사시대의 생활 도구에서부터 청동기시대, 삼국시대의 생활과 문화, 고려의 인쇄, 청자문화 및 조선의 과학기술, 한글 창제에 대한 자료를 복원, 전시하고 있다. ‘한국인의 일상’이란 주제의 제2전시관에선 생활민속, 생업, 수공예, 의식주 생활 등을 살펴볼 수 있으며, 제3 전시관에선 출생과 죽음, 교육, 관례, 혼례, 민간신앙, 상례, 제례 등 한국인의 일생에 관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사계절 텃밭, 원두막, 디딜방아, 돌하르방 등이 야외에 전시되어 있고, 연 4회 이상의 기획·특별전을 개최하여 한국의 생활문화의 폭넓은 이해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한 2000년부터 해외 유명박물관에 한민족문화실, 해외문화원의 한국실 설치를 지원하여 세계 곳곳에서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외국 박물관의 전문가를 위한 연수프로그램인 문화동반자 사업, 국제세미나 등의 국제교류 사업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역박물관과의 교류, 협력을 위해 노력하며, 민속생활사박물관 협력망 사업을 추진, 박물관 교육의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수도권에 편중된 문화 인프라의 분산을 유도하는 한편 지역문화의 균형 발전을 위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2003년 이후 국립민속박물관 섭외교육과 소속으로 운영되던 어린이 민속박물관이 국립민속박물관 산하에 정식 직제를 갖추면서 2009년 국립어린이박물관으로 개관했다. 이에 맞춰 1960~70년대 ‘추억의 거리’를 재현하는 야외전시를 설치하였다. 박물관 동편 1,150㎡의 면적에 근대화연쇄점, 다방, 식당, 만화방, 레코드점, 이발소, 의상실, 사진관 등 다양한 근현대 거리 모습을 재현해 부모세대에는 추억을, 어린이들에겐 흥미로운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1975년 당시 7백 평 규모에 9개 실과 관장을 포함 6명의 연구관이 전부였던 민속박물관은 현재 16만여 점의 방대한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수장률이 150%를 넘어서며 유물 소장 포화상태를 넘어서 국립민속박물관은 경기도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인근에 개방형 수장고와 정보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시간(時間)이 보이는 공간’이란 의미의 시간을 콘셉트로 지어지는 개방형 수장고는 유물 보관은 물론 전시·교육·체험 등의 기능을 종합적으로 수행하게 될 전망이며 준공 예상 시점은 2020년 6월이다.

한 해 평균 200만여 명이 찾는 한국의 대표 생활문화박물관으로서 자리매김한 국립민속박물관. 한민족의 전통 생활문화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다양한 방식으로 관람객을 만날 예정이다.

(집필자 : 최유진)

참고자료

  • 국립민속박물관 (http://www.nfm.go.kr)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http://encykorea.aks.ac.kr)
  • 「민족문화의 전당」, 동아일보, 1946.04.26.
  • 「잊혀졌던 민속유품 한자리에」, 경향신문, 1966.10.10.
  •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에 개방형 수장고 건립」, 아시아경제, 2018.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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