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놀이는 ‘마당’과 ‘놀이’의 복합어로 ‘마당에서 하는 모든 민속놀이’라 할 수 있는데 유사어인 ‘마당극’과는 차이점이 있다. 마당극은 근대 이전의 전통연희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진보적 연극 양식의 하나로 우리나라에서 1970년대 자생적으로 발전하였으며 주로 사회비판의 내용을 다루었다. 마당극은 마당이나 너른 실내에서 열리며, 꽹과리, 장구, 북 등의 악기로 흥을 돋우고 노래와 춤이 있고, 등장인물 간의 대화가 주를 이루고, 일정한 줄거리가 있다는 점은 오늘날의 마당놀이와 유사한 면이 있고 무대와 관객이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소통할 뿐만 아니라, 공간 운용도 자유롭고 유연한 것도 비슷하다. 반면, 마당극은 대부분 사회현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 집회 현장에서 공연되거나 공연 자체가 집회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경우도 많았다. 1990년대 후반 학생운동이 쇠퇴하면서 마당극도 점차 사라졌다.
1980년대에 들어서며 방송국이나 국립극장 등이 공연한 상업적 마당극이 본격화되었는데, 이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마당놀이의 시작이다. ‘마당놀이’는 전통설화나 판소리, 고전소설에서 소재를 취하고 전통음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창극(唱劇, 창을 기본으로 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음악극)’과 유사한 반면, 마당을 활용한 연극적 표현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마당극’과 유사하다. 1981년 MBC방송국의 창사를 기념해 열린 허생전을 시작으로, 잘 알려진 고전을 소재로 춤과 노래, 재담으로 어우러진 공연으로 자리 잡았다.
마당놀이는 땅바닥이나 마룻바닥 같은 곳에 관객이 둘러앉는 개방형 원형무대에서 공연되므로 4면이 모두 객석이다. 관중은 무대 가까이에서 배우를 보고 웃기도 하지만, 맞은편 관객이 웃는 모습을 보고 따라 웃기도 한다. 객석과 무대 사이는 보통의 액자무대처럼 높지 않으며 단지 상상의 선으로 구분되어 있다. 예를 들어 아무런 무대 장치가 없어도 배우가 “저~ 문 너머에~” 라고 하면 그 곳이 ‘문 넘어 어딘가’가 된다.
고전에서 출발한 작품은 배우들의 맛깔 나는 대사와 연기로 전달된다. 배우들의 재담과 익살에 쉴 틈 없이 빠져들고, 서로의 흥을 돋우면서 한바탕 어울리다 보면 남녀노소를 넘어 삽시간 하나가 된다. 무엇보다 마당놀이의 매력은 관객과의 호흡에 있다. 관객은 다수의 관객이 느끼는 감정을 확인하고 공감하면서, 놀이의 완성자인 동시에 주체가 된다. 의상과 분장은 사실적이기보다는 특징적이며, 탈을 쓰기도 한다. 무대는 세트를 거의 쓰지 않고 한쪽에 대형 걸개그림을 걸거나 깃발, 여러 용도로 사용되는 긴 천 등으로 구별한다. 음악과 음향은 사물(꽹과리, 징, 장구, 북)이 주가 되고, 오케스트라 연주도 이용한다.
1981년부터 30년 동안 체육관과 천막극장을 누비며 250만 관객 동원이라는 흥행몰이를 하던 마당놀이는 2010년 이후 한동안 판이 열리지 않아 '한 시대를 풍미하고 사라진 장르'로 여겨졌었다. 그러나 4년 후 현대적 감각으로 다시 돌아온 마당놀이는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2014년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4년 만에 다시 선보인 마당놀이는 첫해 <심청이 온다>를 시작으로 2015년 <춘향이 온다>, 2016년 <놀보가 온다>로 이어졌다. 주로 천막에서 펼쳐지던 마당놀이를 극장으로 옮겨온 것은 안호상 국립극장장(2012∼현재)에 의해서였다. 해오름극장의 넓은 무대를 '마당'으로 삼아 대형 극장 안으로 들어온 마당놀이는 조명, 음향시설 조건 등이 개선돼 극적 효과를 높일 수 있게 됐다. 관객이 사방에 둘러앉아 보는 마당놀이의 원래 형태를 가져오기 위해 무대 위 삼면에 가설 객석을 설치해 배우와 관객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했다.
마당놀이 1세대인 극단미추의 윤문식, 김성녀, 김종엽은 30년 동안 매년 20만 명이라는 기록적인 관객을 동원하며 대중의 폭발적인 인기와 사랑을 받아왔는데, 이제는 국립창극단의 김학용 명창과 서정금 명창으로 세대교체 중에 있다.
해마다 연말 무렵, 찬바람 쌩쌩 불기 시작하면 국립극장 마당놀이가 온다. 마당놀이를 관람할 때는 공연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는 것이 좋다. 공연을 기다리는 시간부터가 잔치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마당에서 함께 논다’가 마당놀이의 핵심이다. 예부터 마당놀이는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즐기는 하나의 큰 잔치인 것이다.
국립극장 마당놀이의 공간은 극장으로 바뀌었으나, 마당놀이의 고유성을 이어가기 위해 관객을 맞이하는 로비부터 청사초롱으로 장식해 흥겨운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마당놀이 체험존’에서는 공연 시작 전 다양한 소품을 활용해 온몸으로 공연에 빠져들어 볼 수 있다. 마당놀이는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과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3대가 함께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우리만의 특별한 공연 장르이다.